2분기 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1/10 토막' 日 수출규제 장기화, 하반기도 '리스크' 지속'지분법 이익' 악영향…'5조' 규모 중간지주사 전환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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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 카우'로 불리던 SK하이닉스의 최근 실적 하향세와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로 향후 실적 개선도 불투명지면서 SKT의 지배구조개편이 올해 안으로 사실상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지분법 영향으로 실적 순이익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 명분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보유 자금 활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 4522억원, 6376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8%, 89% 급감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무려 10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2.3%, 68.7% 줄어든 6조 7727억원, 1조 3665억원을 기록하며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감산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D램 메모리 감산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 조짐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개선의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

    반도체 기판 제작 과정에서 감광제로 쓰이는 '리지스트'와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의 국산화 및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품질이 일본 원자재 '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출 규제 리스크가 하반기엔 더욱 도드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당장에 실현하기 보다 올해까지 상황을 관망할 것이란 분석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SK하이닉스 실적에 따른 지분법 이익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받아왔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 영업외 손익을 포함한 액수다. 지분법 이익은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달성한 이익에서 SK텔레콤이 보유한 주식 비율(20.7%) 만큼을 이익으로 계산한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1조 2018억원)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등으로 21.8% 줄어든 반면, 순이익(3조 1320억원)은 SK하이닉스의 역대 최고 실적 등이 반영돼 17.9% 늘었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3736억원)은 반도체 경기 하락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이 감소, 전년 대비 46.1%, 전분기 대비 21.3%로 각각 줄었다.

    특히 SK텔레콤이 지배구조개편을 통해 중간지주사가 되는데 약 5조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 명분 중 하나로 'SK하이닉스 보유 자금의 효율적 활용'을 꼽고있다.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인데,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SK)의 손자회사가 다른 회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해당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때문에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올라서게되고 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문제는 SK텔레콤이 분할돼 중간지주가 되면 현재 20.7%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회사의 보유지분 규정이 현행 20%에서 30%로 바뀐다. 다시말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요건이 10%포인트 상향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10%포인트의 추가 주식을 확보하는데 약 5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이닉스를 자회사 두고 있는 SK텔레콤의 지배구조개편 실현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본다"며 "SK하이닉스 실적 회복이 불투명해질수록 SK텔레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까지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이유는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