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의 거래세 인하에도 증시폭락에 거래대금 급감증시 활성화 통해 세수만회 계획세운 정부당국도 고민단기이벤트 실패…'거래세 단계적 폐지안'물거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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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진통끝에 증권거래세를 내린지 불과 두달 만에 거래대금 자체가 줄어들면서 인하 효과가 무색해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4조3847억원에 그치며 지난 2017년 1월 4조1117억원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조3828억원을 기록했던 5월과 비교해 증권거래세 인하가 단행된 6월에 일평균 5조원이 무너진 4조6004억원을 기록한 이후 7월에는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길을 끊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23년 만에 단행한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가 시작부터 먹히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식 거래규모(거래대금)와 지수의 움직임은 동반한다는 점에서 최근 처럼 지수가 빠지는 상황에서는 거래규모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6월 채권 거래 규모가 전월보다 24.6% 증가하면서 15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거래세가 인하된 가운데 거래규모 자체도 쪼그라들면서 결국 정부의 세수 확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거래세를 통해 정부가 걷은 금액은 6조2412억원이었다.

    2017년(4조5083억원)대비 38% 이상 증가한 수준인데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황에 따라 당시 거래대금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세 총징수액에서 지난해 증권거래세 비중은 2.1%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1852조원을 기록했던 증시 거래대금은 올해 7월까지 약 1313조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거래대금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의 70%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6월부터 증권거래세율이 0.05%포인트 내려간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증권거래세 수입 규모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세수 감소분을 포기하고 결단을 내렸지만 거래세 인하 시행 직후 지수가 급락하면서 바라던 자본시장의 활성화 꿈은 당분간 접을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세 인하가 시작된 6월 들어 거래가 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지만 오히려 시장 흐름은 반대로 나타나면서 제도를 추진한 이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상황 악화가 지속될 경우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안까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증권거래세 인하를 결정한 이후 단계적으로 거래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국회가 정상가동 되지 못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 역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증시부양 이벤트가 실패로 돌아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세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가 거래세 폐지를 유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