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강릉 이어 세종에서도 국내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 화재경찰-소방당국, 화재 원인 분석… "배터리 원인 아닐 수도"잇따른 사고로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위축 우려 제기
  • 국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서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해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이번 사고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16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 새 캐나나 몬트리올(7월 26일), 강릉(7월 28일), 그리고 세종(8월 13일)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모두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같은 차종으로 배터리도 국내 업체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는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로 곤혹을 치른 만큼 다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어 긴장하는 모습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아직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문제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캐나다 몬트리올 가정집 차고에서는 전기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단순 화재가 아닌 폭발이었다는 점, 충전 중이 아닌 충전 케이블이 아예 연결이 안 된 상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여타 전기차 사고와 다른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몬트리올 소방서 관계자는 "차고에는 전기차 외에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며 사고 원인이 배터리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폭발 사고 이후 충전장치와 모터 등 배터리 모듈이 전기차의 보닛 부분이 심하게 훼손돼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28일 강원도 강릉시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 1명이 발생했으며 차량은 전소됐다. 이어 8월 13일 오전 4시20분 경에는 세종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완속충전기를 이용해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달 초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동일 차종에 발생한 화재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사고는 앞선 두 건과 달리 차량이 야외에 주차돼 충전 중이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

    국내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차량들의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을 오랜 시간 충전기에 연결해 두고 과충전됐을 가능성 ▲차량 과충전을 방지하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결함 가능성 등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시 차량이 완전 연소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배터리가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공기가 차단되지 않는 한 모두 타버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이들 사고 차량에 공급된 배터리는 파우치 타입으로 제품 구조상 폭발 가능성이 낮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특정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의 연속되는 폭발, 화재 사고로 국내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 전반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하루 빨리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 관련 업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우 현대차는 LG화학에서,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