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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변동성이 높은 시장 상황속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을 랩어카운트 상품을 통해 끌어모으고 있다.
증권사들은 2010년 랩어카운트 시장의 열풍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 등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대상과 시야는 넓진 반면 여전히 선택과 시기에 대한 장벽이 개인에게 높다는 점에 착안해 고객자산을 일임해 대신 운용해주는 랩어카운트 시장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
랩어카운트 시장은 지난 2010년 과거 투자자문사를 현재 자산운용사로 업그레이드 시킬 만큼 증권업계를 키워낸 상품이었다.
그러나 주력 포트폴리오들의 수익률이 일제히 추락하면서 랩어카운트 역시 매력을 크게 잃으며 시장이 급격히 식었다.
증권사들은 과거의 실패 사례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는 사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시킨 랩어카운트 상품을 다시 들고 나오며 제 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운용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사내 리서치센터가 준비한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상품 운용부서가 받아 효과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방식을 꼽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국내외 주식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공을 목표로 지난 20일 선보인 하나 OnlyOne리서치랩은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랩운용실의 국내 및 해외운용 전문팀이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리서치센터가 산업구조, 시장환경, 정책적 요소 등을 고려해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추천종목을 제시하면, 랩운용실은 시황 및 종목의 특수성을 고려해 운용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메리츠펀드마스터Wrap 역시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가 협업해 운용한다.
펀드 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어떤 펀드를, 언제 사야 하는지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펀드를 고르고 운용하는 랩어카운트를 추구한다.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는 모두 업계 내에서도 '명가'로 인정받는 리서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경기와 시장전망에 따라 투자 유망한 자산들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한다.
이후 펀드 전문가들이 운용성과와 철학이 우수한 펀드를 선정해 투자하고, 시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후,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랩어카운트는 최근 다양한 상품의 등장과 함께 자산배분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비대면가입도 허용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시 당시에도 운용현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정해진 일임 수수료 외에 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갑작스런 수익률 추락으로 인기가 식었던 2010년과 현재의 랩어카운트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차이는 투자대상이 단순히 주식을 넘어 업계 모든 투자처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단순히 주식 매매로 대응하지 않고, 해외증시는 물론 채권, 부동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증시 변동성이 높아 개인투자자가 쉽게 주식시장에 뛰어들기 힘들고, 이에 따라 갈곳을 잃은 자금은 쌓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기본적으로 안전수익인 채권이나 부동산에 일정부분 자산을 넣고 국내외 증시 또는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추가로 고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고객의 자산증식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맞춤형 투자수요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며 "리서치센터와 상품운용부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노하우를 집약한 상품이 혼돈의 대내외 시장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