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 코스피 2100~3200선 넓은 박스권 예상거시경제 불안감 상존…변동성 심화 가능성 높아밸류업 모멘텀 지속…금리인하 수혜 제약바이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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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호재 없이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내년도 코스피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도 코스피 지수가 넓은 박스권에서 '상저하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분석한다. 내년 증시를 주도할 섹터로는 금리인하 수혜주이자 해외 기술수출로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는 제약·바이오가 지목된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밴드는 2100~3206선이다.SK증권 2416~3206선, 신한투자증권 2600~3100선, 메리츠증권 2600~3050선, 키움증권 2400~3000선, 교보증권 2300~3000선 등을 제시했고, 신영증권 2400~2940, 한국투자증권 2300~2800선, DB금융투자 2100~2800선 등 상단을 3000선 밑으로 예상했다.증권사들은 대체로 내년 코스피가 높은 변동성 속에 넓은 박스권에서 '상저하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미국 경기불안, 중국 실물경제 회복 둔화, 각국 지정학적 리스크 등 확대된 매크로 리스크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연저점과 연고점의 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분석이다.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톱다운 리스크가 심화할 수 있는 연초는 조심할 필요가 있고, 이후 점차 우호적인 주식시장 분위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초반에는 경기방어주를 늘리고 이후부터는 경기민감주 비중을 점차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미국 증시의 고평가 상황이 국내 증시에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세 번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고평가돼 있다"며 "그 결과로 나타나는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이 한국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증시를 이끌 주도 업종으로는 정부 정책 모멘텀이 살아 있는 밸류업 종목들과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섹터가 꼽힌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금융주 등 대표 밸류업 수혜주들은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펼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황지우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초기에는 시장의 큰 호응을 끌어낸 바 있으나 현재는 다소 소강 상태"라면서도 "사회적인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논의가 일시적인 것으로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 반도체가 코스피가 주도 업종으로서의 영향력이 약해지면 제약·바이오 업종이 그 자리를 대체하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서 내년 제약·바이오섹터 이익증가율 전망치는 50%로 추산한다. 주요 제약·바이오주들은 해외 기술수출로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는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국내에서는 '반도체 겨울론'이 확산됐다"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에 더해 금리 인하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 의구심 지속으로 대안 주도주 포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가 쉬어갈 때 대안이 될 수 있을 섹터는 상반기에도 이익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는 헬스케어 업종 등"이라면서 "금리인하와 관련된 수혜업종으로, 최근 시장금리가 재차 반등하기도 했지만 내년 경기둔화와 함께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하향 안정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는 이익 모멘텀과 금리인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주도 업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 시 규제 철폐와 축소,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금융·소재·에너지 등 전통산업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해리스 당선 시 신재생에너지·인프라 개선 프로젝트 관련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 등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운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원자력은 24시간 내내 전력 공급이 가능한 데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지지를 확보한 만큼 한동안 원전 테마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후보와 관련해서 변동성이 확대될 종목은 2차전지와 재생에너지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후보 간 접전 상황 길어질수록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