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1.0% 성장…속보치보다 하향 조정GDP물가 13년 만에 최저…3분기 연속 마이너스"3·4분기 0.9~1.0% 성장해야 연간 전망치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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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에서 1.0%로 내려앉았고,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는 3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증가율은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보(1.1%)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달 일부 경제활동별 실적치가 추가로 반영됐기 때문으로 설비투자가 0.8%포인트 상향됐으나 정부소비와 총수출이 각각 -0.3%포인트 하향 수정됐다.

    2분기 성장세는 대체로 정부가 주도했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 -0.2%포인트, 정부 1.2%포인트였다. 정부가 재정을 앞당겨 집행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정부소비도 2.2% 증가했다.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의료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7% 소폭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었으나 토목건설이 늘어 1.4%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건설투자는 -3.5%, 설비투자는 -7.0% 뒷걸음질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늘어 2.0%, 수입은 기계류 중심으로 2.9%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1분기 마이너스에서 반등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3.6% 감소했다. 제조업은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1%, 건설업은 전문건설이 늘어 1.6%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3·4분기 각각 0.9~1.0%씩 성장해야 한다.

    한은이 전망한 상반기 성장률(1.9%)에는 가까스로 부합했으나 대내외 여건 악화로 하반기 상황은 불투명하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긍정적인 것은 정부부문이 3분기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의 하방리스크가 얼마나 실현되는지에 따라 3분기 성장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GDP디플레이터 등락률이다. GDP디플레이터는 국민경제의 포괄적인 물가 지수로 일종의 'GDP 물가' 개념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이는 2006년 1분기(-0.7%)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5%)에 이어 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3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IMF 외환위기 당시(1998년 4분기~1999년 2분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한은은 GDP디플레이터 하락세의 이유로 교역조건 악화를 꼽았다. 반도체 수출 단가가 하락한 반면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신승철 부장은 "GDP 디플레이터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DP 디플레이터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그만큼 저물가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디플레이션 공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2분기 국민총소득(GNI)은 실질 국내총생산과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었으나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전기 대비 0.2% 증가했다. 1분기에는 -0.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