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액 2015년 286조 이후 내리막길상반기 대형사 매출 3% 감소… 영업익도 17% '뚝'정규직 4년새 2000명 줄고 비정규직 비중 증가… 고용불안 가중
  • ▲ 서울시내 한 재개발 현장. ⓒ성재용 기자
    ▲ 서울시내 한 재개발 현장. ⓒ성재용 기자

    건설계약액이 3년 연속 하락하고 매출도 서서히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의 인력도 빠져나가고 있어 건설업 경기 침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기준 건설업조사 잠정결과(공사실적 부문)'를 보면 지난해 건설업계 총계약액은 255조원으로, 2017년 267조원보다 4.49% 줄었다. 총계약액은 2015년 286조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건설계약액은 국내외에서 모두 감소했으며 특히 국내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역시 국내 건설계약액은 230조원으로 전년보다 11조원(-4.4%)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6조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원(-8.5%) 줄었고, 수도권 이외 지역은 124조원으로 8000억원(-0.7%)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건축 부문이 71.9%, 토목 16.4%, 산업설비 10.1%, 조경은 1.6%였다. 산업설비(7조6000억원)와 토목(1조8000억원)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건축(-19조원)과 조경(-1조원)은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 건설계약에서 비중이 큰 수도권, 건축 부문, 민간 부문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 등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되면서 건설계약도 덩달아 위축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건설계약액은 25조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4.7%) 줄었다. 해외 건설계약액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은 2017년 -16.0%보다 크게 줄었다.

    해외 건설계약액은 아시아(27.6%)에서 증가한 반면 중동(-63.3%)은 감소했다. 해외 건설계약액은 아시아(14조원)와 중동(5조원)이 전체 해외계약액의 75.9%를 차지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 부문이 60.0%, 토목 24.1%, 건축은 15.9%였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상위 주요 16개 건설사의 수주잔액도 감소했다.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상반기 기준 16개사의 수주잔액은 335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39조원에 비해 1.31% 감소했다. △포스코건설 16.9% △현대건설 14.3% △삼성물산 13.8% △금호산업 13.4% △태영건설 11.8% 등이 전년대비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 서울시내 한 생활형SOC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 서울시내 한 생활형SOC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건설업계 총 건설공사액(기성)은 293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조원(0.5%) 증가했다. 국내 건설공사액은 259조원으로 1년 전보다 2000억원(-0.1%) 줄어든 반면, 해외 건설공사액은 34조원으로 2조원(4.8%) 늘었다.

    국내 건설공사액이 줄어든 것은 2012년 -0.4% 이후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건축 부문의 아파트와 상업시설 공사 감소, 토목 부문의 도로와 택지조성 공사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공종별로는 건축 74.4%, 토목 14.7%, 산업설비 8.3%, 조경 2.6% 순이었다. 전년대비 산업설비(2조6000억원)와 조경(4000억원)이 늘었지만, 건축(-1조3000억원)과 토목(2조원)은 줄었다.

    해외공사액은 아시아(17.2%), 아프리카(147.2%) 등에서 증가한 반면 중동(-5.2%), 아메리카(-55.8%)는 줄었다. 중동(15조원)과 아시아(15조원)가 전체 해외공사액의 89.8%를 차지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 56.2%, 건축 24.2%, 토목 19.6% 순이었다.

    소폭 증가세를 보인 공사액은 올해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 16개사의 매출액은 59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1조원에 비해 3.8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조7791억원에서 3조1209억원으로 17.4% 떨어졌다. 순이익도 3조원에서 2조원으로 감소했다.

    수주물량 위축과 영업성적 감소로 건설업계 직원 수도 상반기 기준 2017년 6만8032명에서 지난해 6만5887명, 올해 6만4572명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3460명이 떠난 셈이다.

    특히 정규직의 경우 ▲2016년 4만9292명 ▲2017년 4만8318명 ▲2018년 4만7307명 ▲2019년 4만7101명 등으로 4년새 2191명 감소(-10.8%)했다.

    정규직의 이탈이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비중이 같은 기간 23.6%에서 27.0%로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주와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건축 부문이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로 침체기를 걷고 있고, 해외 발주 여건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내년 예산안에서 SOC 예산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에 기대감은 있지만, 위축된 국내 건설시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릿고개로 접어들면서 고용여건까지 악화돼 업계 종사자들의 생계가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황이 후방산업으로 확산돼 장기화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