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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무책에 가까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 6049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수출은 밀어내기 논란이 있었던 12월을 기점으로 올들어 8개월이 지나도록 계속 감소세다.
'상저하고'라며 하반기를 기대하던 정부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부랴부랴 2~3개월새 각종 수출진흥책을 쏟아냈지만 한번 꺽인 흐름세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13.6% 감소한 442억 달러에 그쳤다. 482억 6000만 달러로 전년비 10.9%가 감소한 7월 보다 더 나빠졌다.
반등을 점쳤던 정부 관계자의 입은 굳게 닫혔다.
올 1월 성윤모 산업부장관은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수출 부진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과 관련한 구조적인 요인이라기보다는 경기적인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올해 수출에 대해 상저하고 흐름 속에 하반기부터는 회복세 전환을 전망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수출액은 다시 6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져 566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는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무역금융 99조, 수출 마케팅 389회, 추경 2333억원 편성 등의 약발은 온데간데 없다.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자 산업부는 6일 민관합동 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었다.
수출지원을 넘어 수출총력지원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중 등 특정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침체, 무역분쟁 등 외부여건 변화에 민감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도 수출 감소폭이 크다는 전제를 깔았다.
산업부는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가 수출지원예산을 배정했다.
지금의 고성장-고위험 구조에서 성장세는 유지하되 위험도는 낮추는 고성장-저위험 구조를 지향하겠다는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재원 투입을 통한 단기적 지원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구조적 혁신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날 성 장관은 “시장 다변화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 등의 혁신을 통해 어떠한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수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이한 대응으로 올해 수출 농사를 망쳤다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재탕 삼탕 대책에 이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수출지원책이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