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나서 이례적 사과 메시지경쟁력 약화 근본 원인 '조직문화' 지적"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 재건" 천명
  • ▲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부문 발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전영현 부회장의 ‘코어(C.O.R.E) 워크’ 추진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코어워크는 지난 8월 전 부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조직문화로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뜻한다. 

    8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면서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기술 경쟁력 우려, 주가 하락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이 확산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현 상황 극복 전략의 하나로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면서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전영현 부회장이 ‘코어 워크’로 조직 문화를 쇄신하고 기술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구원투수’로 반도체 사업 수장 자리에 앉았다. 이후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으며 반도체 사업 근본적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어왔다.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흩어져 있던 HBM 전문 인력을 메모리사업부로 합쳐 ‘HBM 개발팀’을 출범시켰고,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사업팀을 전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전환했다. 

    특히 그는 줄곧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이 악화한 근본 원인이 조직문화에 있다고 봤다. 부서 간, 리더·구성원 간의 소통에 벽이 생기고 현재를 모면하기 위한 비현실적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가 퍼져 문제를 키웠다는 게 전 부회장의 분석이다. 

    이에 지난 5월 취임 직후에는 “우리의 기술력과 뛰어난 인재,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발판으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으며, 8월에는 새로운 조직 문화인 ‘코어(C.O.R.E) 워크’를 조성해 반도체 부문의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꾀해야 한다 강조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Execute)하자는 의미다.

    당시 전영현 부회장은 “2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더 간, 부서 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21%, 영업이익은 274.49%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