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확정 판결시까지 형 집행 유예… 법정구속 위기 벗어나재판부 대부분의 배임 혐의 무죄로 판단… 경영활동에 지장 없어조현준 회장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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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을 면하면서 효성그룹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로써 조 회장도 기업경영 활동에 매진하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조 회장의 1심 재판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시까지 형 집행이 유예되면서 법정구속이라는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지난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구속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혐의 중 액수가 가장 큰 GE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GE의 재정상태 악화가 유상감자로 인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고, GE가 자본잠식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아트펀드와 급여 관련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으나 이번 판결로 배임 혐의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무죄로 결론난 것이다. 

    효성그룹 측은 재판 직후 "향후 항소심에서 진실이 가려지도록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진 지 1년 7개월여 만에 대부분의 혐의에서 자유로워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31일 첫 재판을 시작으로 적어도 2주에 한번씩 재판에 출석하는 등 회사 경영활동 외에도 재판 관련 일정을 바쁘게 소화해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큰 산 하나를 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항소심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남아 있어 법조 이슈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지만, 조 회장의 경영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향후 회사 사업 성과 창출을 위해 더욱 더 열을 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조 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신규 사업에서 성과 확보와 책임경영 및 투명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해왔던 노력을 재판부에 지속적으로 어필했다.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도 최후진술을 통해 "창업주 조부님의 가르침대로 후회 없는 '정도경영'을 통해 회사를 키워 가정과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면서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난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선배들과 임직원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은 지난해 6월 경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고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인 효성과 화학부문 효성화학, 중공업·건설부문 효성중공업, 섬유·무역부문 효성티앤씨, 산업자재부문 효성첨단소재 등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최근에는 탄소섬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섬유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이후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산 2000톤 규모인 생산규모를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 글로벌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과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 보급, 수소버스 4만대 운영, 수소충전소 1200개 확충 등 수소경제시대의 비전을 제시했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핵심부품인 수소연료탱크에 사용된다.

    국내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탄소섬유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효성그룹은 지난 3일부터 중국 상해에서 열린 '차이나 컴포짓 엑스포(China Composites Expo 2019)’에 참가해 효성의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TANSOME)'을 선보였다.

    조 회장은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