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 연평균 5%대 성장…2030년 126조원 규모효성 울산 용연2공장, 매년 판매량 2배 가량 증대… 가동률도 늘어날 전망효성, 신소재 사업 투자 결실보나…탄소섬유에 1조 투자해 생산량 확대
  • ▲ 세계최초로 폴리케톤을 선보인 차이나플라스 2015.ⓒ효성
    ▲ 세계최초로 폴리케톤을 선보인 차이나플라스 2015.ⓒ효성
    효성그룹이 택한 신소재 사업이 하나둘씩 결실을 맺고 있다. 탄소섬유에 이어 폴리케톤 관련 시장도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나타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효성이 최근 발행한 투자설명회(IR)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케톤을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은 연평균 5%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내년이면 82조원, 2030년에는 126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전망에 따라 폴리케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폴리케톤은 효성이 세계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탄소섬유와 함께 효성의 신소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자동차 내외장재, 전기전자 부품, 타이어코드, 산업용 파이프 등에서 기존 나일론이나 플라스틱 등을 대체할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른 전후방 산업 육성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지난 2004년부터 폴리케톤 개발에 돌입해 연구개발(R&D) 비용에 약 500억을 투자했다. 이후 2013년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소재 생산 공장을 완공했고, 2014년에는 12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생산량을 연산 5만톤 규모로 확대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혁신적인 신소재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업체들이 비싼 가격, 수요처의 설비 변경 등 다양한 문제로 폴리케톤을 사용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다.

    효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연산 5만톤 규모의 울산 용연2공장은 가동이 중단되는 일까지 겪어야 했다. 다행히 4개월 만에 공장은 다시 돌아가긴 했으나, 수요가 크지 않은 탓에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관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울산 용연2공장도 매년 판매량이 2배 가량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가동률도 점차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분기에 한번 정도 사이클로 폴리케톤을 생산 중에 있다"면서 "매년 판매량이 2배 가량 늘고 있으며 플라스틱 업계에서도 폴리케톤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사업에 있어서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효성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모두 효성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두 사업 모두 아직까지 사업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글로벌 제품인 스판덱스는 퍼포먼스유닛(PU)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효성은 폴리케톤에 앞서 탄소섬유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섬유는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탄소섬유는 일본 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해 한국 기업도 일본에서 대부분 수입한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골프채 등 레저용 제품과 자동차용 구조재, 우주항공용 소재 등 철이 쓰이는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탄소섬유 복합재료 시장 트렌드를 제시하고 고객들을 직접 만나 거래선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효성은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케톤은 신소재기 때문에 고객 스펙에 등록하는 기간이 몇년 걸리며 폴리케톤 공장이 처음이다보니 생산 후 품질 점검, 개선의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탄소섬유처럼 아직 니즈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