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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서울에 왔습니다. 칸 라이언즈 X 서울 페스티벌에서는 올해 칸 라이언즈의 주요 세미나와 수상작들을 상영하고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의 인사들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칸 라이언즈 X 서울 페스티벌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다양성(Diversity), 접근성(Accessibility) 등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캠페인 전략을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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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목적인 자동차 광고, 청각장애를 가진 택시 운전사 등 사회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넘어서기 위해 찾아낸 발로 뛴 아이디어를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지난 6월 이노션월드와이드(이노션)는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실버 라이언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튜브에서도 많은 화제를 낳았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용한 택시' 광고는 자동차와 신기술 접목해 휴먼 테크놀로지를 구현한 광고로 국내에서도 감동과 호평을 준 영상으로 꼽힌다.
'조용한 택시' 광고를 제작한 김정아 이노션 ECD(제작센터장)는 이번 광고가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2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X 서울 페스티벌'에서 강연자로 나선 김정아 ECD는 "청각장애를 가진 운전자도 이동의 자유가 확대되는 운전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광고제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영상의 첫 출발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김 ECD는 "궁극적으로 광고는 좋은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지만 이번 광고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광고주인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좋은 자동차'에 대해 단순히 '좋은 가격에 견고하고 안전한 자동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브랜드의 역할이 넓어지면서 '좋은 자동차'에 대한 의미도 확장됐다.
김 ECD는 "지구, 사회적 약자, 보행자, 심지어 동물에게까지 현대차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생각했다"며 "실버운전자, 교통사고 경험자, 어린이, 장애인 운전자 등에 대한 자동차회사의 역할을 장기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나 소외되지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현대차가 할 수 있는, 현대차 다운 방식의 기여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내 면허증 보유자 3216만명에 비해 7705명으로 0.02%에 불과한 청각장애 운전면허 보유자를 발견했고, 이들의 교통사고 비율 역시 0.012%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해 청각장애 운전자 7000여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김 ECD는 "도로 위 사고는 안들려서 나는것 보다 부주의로 인한 것이 절대적이고, 청각장애인들은 오히려 일반 운전자에 비해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사방을 예의주시하며 운행하기 때문에 사고율 역시 낮아 운전에 위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결국 청각장애인들이 운전을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
이같은 노력으로 탄생한 영상 '조용한 택시'는 ATC 기술을 활용했다.
ATC 기술은 다른 운전자들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주행 중 운전자가 알아야 하는 다양한 청각정보를 알고리즘을 통해 시각화해 전방표시장치(HUD)로 노출시킬 뿐 아니라 운전대에 진동과 빛을 다단계로 발산시켜 다양한 주변 교통환경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일반 자동차의 경적 소리까지 구분해 HUD에 각각의 이미지를 접근하는 차량의 방향 정보와 함께 표시한다.
특히 핸들을 통해 진동과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소리 정보를 운전자가 시각과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적 등 주변의 소리를 듣기 힘든 청각장애인들에게 시각과 촉각의 기능을 운전석에 극대화해 일반인 못지 않은 편의성을 탑재했고, '조용한 택시'는 기술적인 부분과 더불어 감동의 요소를 담아 유튜브 기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상으로 탄생했다.
김 ECD는 "업계 전반적으로 미디어의 종류가 굉장히 세분화되고 많아지면서 다시 요소들이 융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디어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발로 뛰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소통에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칸 라이언즈 X 서울 페스티벌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다양성(Diversity), 접근성(Accessibility) 등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캠페인 전략을 공유한다. 주요 세미나와 수상작들을 상영하고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의 인사들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