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내년부터 AJ렌터카와 통합운영폭넓은 네트워크 활용한 서비스 확장 전략 앞세워 1위 노려롯데, 수년간 쌓아온 브랜드마케팅 노하우로 왕좌 수성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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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렌터카 시장이 롯데와 SK,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 양사 모두 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양적 성장을 일궈낸 만큼,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차별화 전략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점유율 1위를 수성하려는 롯데렌터카의 브랜드마케팅 노하우와 여기에 도전하는 SK네트웍스의 서비스 확장 전략이 새로운 '빅2' 체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내년부터 렌터카 사업 부문을 AJ렌터카와 통합해서 운영한다. 이에 따라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터카와 비슷한 운행 대수를 보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점유율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이사회를 통해 '렌터카 사업 양도(현물출자)'의 건을 결의했다고 24일 밝혔다. AJ렌터카 역시 이날 동일한 내용의 의결사항을 공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자사 'SK렌터카' 브랜드를 통해 진행해 온 사업 중 기존 장기 렌털 계약을 제외한 사업 전체를 AJ렌터카로 1625억원에 이관하며 지분 21.99%를 추가 인수하게 됐다.
양사는 11월 주주총회 등 향후 관련 절차를 거쳐 올해 말까지 영업양수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영업양수도를 통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양강 체제 본격화로 내년부터 국내 렌터카 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91만6000대로 지난 분기(87만9504대)에 비해 약 4%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체 신차 등록대수 158만대 중 렌터카 비중이 15%를 넘어섰다. 2015년 8.9%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낮은 조달 금리를 앞세운 캐피탈회사들이 렌터카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7월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을 보면, 현대캐피탈이 9만6000대로 AJ렌터카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자리했다. 1위는 21만여대를 보유한 롯데렌탈, 그 뒤를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11만5000대)가 추격하고 있다.
경쟁이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렌터카 업체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년간 지속된 출혈경쟁에 캐피탈사까지 합류하면서 차별화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어진 상황이 된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우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만큼, 폭넓은 네트워크로 고객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계산으로 따져봤을 때, SK렌터카(12.5%)와 AJ렌터카(9.04%)가 합치면 점유율이 21.54%로 늘어나 롯데렌탈(23.4%)을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롯데렌탈과의 점유율 차이는 1.86%p에 불과하다.
SK네트웍스의 경쟁력은 영업 네트워크에 있다. SK네트웍스는 전국 주요 거점에 350여개 직영주유소와 700여개 스피드메이트 정비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정비 서비스와 함께 기름값 할인 혜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SK그룹이 가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역량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렌터카는 이미 이호일동 자연경관지구에 제주지점을 확장이전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렌탈 차량 위치와 번호 등 배차 정보를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알려 고객이 대기시간 없이 바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워크가 갖고 있는 정비, 유류 서비스 등 모빌리티 사업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AJ렌터카의 강점인 단기 렌터카 서비스가 더해져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롯데렌터카의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렌터카는 2014년 국내 시장점유율을 사상 최대인 26.6%까지 끌어올렸지만, 2017년 24.6%, 2018년에는 24.2%로 점유율이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6.4%로 전년(7.2%)보다 하락했다.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업계에선 경쟁 심화로 인해 롯데렌터카가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렌터카가 강점으로 내세운 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브랜드마케팅 전략이다.
롯데렌터카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자동차 온라인 다이렉트 서비스 '신차장 다이렉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신차장 다이렉트는 15개월 만에 누적계약 1만대, 총 방문자수 514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신차장 다이렉트의 월평균 계약 수는 전년 대비 약 2.3배가 증가한 1000여대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 모델에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다. 엔진오일 교체, 공기압 체크 등 개인이 일일이 확인하기 귀찮은 차량 관리를 대신해주는 '신차장 IoT' 서비스를 선보인 것. 이 서비스는 정비 기능 외에도 차량의 이상유무와 충격 감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IoT 진단'과 주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전습관까지 케어하는 'IoT 운전'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렌터카 업계가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양적 성장이 아닌 수익성 확보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각 업체별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