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재 1차관, 기획재정부 국감날 장관제치고 영·미서 9년만에 해외IR'조국 블랙홀' 정국에 한계 느꼈나…블룸버그 칼럼 반박 등 해외 활동 늘려차관 행사라…미국 재무부 장관이나 IMF총재등 중량급 인사는 못 만나 아쉬움
-
노련한 1차관도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드리는 '조국 블랙홀'의 위험성을 눈치챈 것일까.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를 뒤로하고 영국에 도착해있었다.기재부 1차관은 한국경제에서 거시경제·국제금융·조세·대외경제협력 부분의 정책을 총괄한다. 경제정책의 핵심 파트를 책임지고 있어 차관 직책이지만 영향력은 타부처 장관을 능가한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1차관은 영국 런던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진행했다. 김용범 차관이 국정감사 기간 중 장관을 제치고 해외 출장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두가지로 짐작해볼 수 있다. 우선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시인하고 영국과 미국등 전통적인 우방에 도움을 요청한것으로 보인다.김 차관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이해를 구했다.김 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최근 한국 경제가 높은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변화의 이중고에 직면했다"면서도 "정부의 적극적 재정 운용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등을 통해 도전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도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농작물 작황 호조, 유가 하락 등 공급 측 요인과 복지정책 등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시적 현상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해명했다.
-
두번째는 한국경제를 보는 해외 투자자의 시선과 글로벌 환경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직감한 것으로 보인다.김 차관은 출국 전날 블룸버그에 독자투고를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외신 칼럼을 정면 반박했다.앞서 블룸버그의 슐리 렌 아시아 경제담당 칼럼니스트는 지난달 15일 ‘부패한 부자보다 더 나쁜 건 사회주의(What’s Worse Than Corrupt Billionaires? Socialism)’라는 칼럼에서 문재인정부의 사회주의 정책 실패로 한국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김 차관은 기고를 통해 “정부 정책의 배경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의 결과로 균형 잡히지 않은(Unbalanced) 주장”이라고 반박했다.이날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향후 재정·통화정책 운영 방향과 확장적 재정 기조에 따른 중장기적 재정부담에 대해 "충분한 재정 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서 "중기재정 계획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김 차관은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 영향이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차관급인사의 방문으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차관은 다음날인 4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저스틴 뮤지니치(Justin Muzinich) 미국 재무부 부장관과 면담을 한다. IMF에서도 데이비드 립튼(David Lipton) 수석 부총재, 기타 고피나스(Gita Gopinath)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만난다.9년만에 나간 해외IR에서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워싱턴의 중량급 인사를 만나지 못하는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