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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달 중 차기 회장 외부인 후보 공모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차기 CEO 후보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KT가 절차상 외부 후보군 추리기에 나섰으나, 그동안 외부 인사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며 '주인없는 기업'이란 지적을 받았던 터라 내부 승계에 조심스레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차기 내부 회장 후보자군을 회사 직급 기준, 부사장 이상인 자로 구성했다. KT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이 같은 기준을 정했다.
재계에서는 일찌감치 사장급 인사 3명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을 유력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올초까지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도 유력 후보군으로 점쳐졌으나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사내이사로서 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사내 회장 후보군에서의 제외를 요청했다.
이동면 사장은 1962년생.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1년 KT에 입사, 'KT 성골'로 통한다. 2008년 신사업TF장을 맡은 이후 종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 등을 맡았다.
업계는 5G 상용화에 따른 비지니스모델 발굴을 위한 미래플랫폼사업 총괄을 이 사장에게 맡긴 것이 황창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반증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오성목 사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교 대학원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T에서는 무선네트워크본부장을 거쳤으며 한국인터넷진흥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오 사장은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드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평창 5G 규격' 완성과 함께 세계 최초로 '5G 퍼스트 콜'에 성공하는 등 KT의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력이 국내외서 인정받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단 평가다. 다만, 네트워크부문장을 맡고 있어 KT아현지사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입지가 불안하다는 평도 존재한다.
구현모 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T&C운영총괄 전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이후 올해부터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서 5G 콘텐츠 개발에 핵심 분야로 꼽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황 회장과 KT 전·현직 임원 7명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는 상황. 구 사장도 본 사건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추후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T는 내부 후보군 외 외부인 공모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폭넓게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위원회의 공모와 더불어 헤드헌팅 업체에 외부인 추천도 의뢰할 예정이다.
KT는 이번달 중 외부인 후보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인 공모가 마무리 되는대로 연내 사내외 후보군을 압축하고 다양한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차기 회장의 내·외부 선임을 놓고 KT 내부적으로 찬반 논란이 뜨겁지만, 이번 만큼은 내부승계로 무게의 추가 기울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 회장은 총 4명이다. 이용경 전 회장(2002.8~2005.8 )과 남중수 전 회장(2005.8~2008.11)은 내부 출신이다.
이후 외부 인사였던 이석채 전 회장(2009.1~2013.11)과 황창규 회장(2014.1~) 때는 정치적 외풍을 심하게 겪었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 이후 사퇴했으며 현재 부정채용 혐의로 기소됐다. 황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승계가 이뤄지면 기존 황 회장의 반대세력을 중심으로 황 회장의 손떼가 묻지않은 외부 인사를 차기 CEO로 영입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외부인사로 회장이 선임돼 정치적 논란이 크게 일었던 만큼, 이번엔 내부 출신으로 차기 회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외부인이 차기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또 다시 '낙하산 CEO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