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정상화에 자금 투입으로 기업가치 타격 우려‘범현대家’ 항공업 인수 측면에서는 시너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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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인수로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출발을 알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컨소시엄은 약 2조5000억원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인수 결정이 발표된 직후 HDC현산의 주가는 큰 폭으로 요동친 것이다. 지난 12일 발표 직후 HDC현산은 2%대의 상승폭을 보였으나 이틀 만인 지난 14일에는 전일 대비 3% 이상 내리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시너지 창출을 위한 도약’이라는 전망과 함께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는 부동산기업이 아니라 항공산업+부동산업이라는 복합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아시아나 인수 과정에서의 상각이나 대손 등 추가적 불확실성도 존재해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의 파장으로 ▲기존의 ‘유동성’이라는 강점을 항공업에 투입하면서 순현금가치 하락 우려 ▲디벨로퍼 사업과의 예상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음 ▲항공업의 변동성 ▲부채비율의 상승 ▲아시아나 정상화 과정에서의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들며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건설업의 경기 민감도를 낮출 수 있는 산업의 정답이 항공업인지는 의문이 든다”며 “본 협상이 마무리되고 최종 인수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여러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겠으나 현 시점에서는 부정적 이슈”라고 판단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HDC현산은 주택 자체사업 외 역세권 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영역 확대를 추진하며 초기 현금 투자 부담이 큰 자체 임대‧운영사업 비중을 높여 향후 이익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게 중장기 투자 계획”이었으나 “이번 인수로 보유 현금의 상당부분이 인수 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기에 정도에 따라 기업가치 변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시너지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 기내면세 사업과 HDC신라면세점의 구매 및 물류 효율화 작업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발전을 계획 중”이라며 “HDC의 항만사업과 엮어 육상, 해상, 항공사업의 영업 시너지를 찾아보겠다고 설명하고 있어 향후 ‘히든 밸류(hidden value)’ 역할을 해 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려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사업자와 항공사의 만남이 아닌, ‘범 현대가’의 항공업 진출로 더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예상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단순히 건설사가 인수했다기보다는 ‘범현대가’가 품었다는 게 명확한 표현”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항공유,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및 기내식, 현대해상의 보험, KCC‧한라그룹‧현대종합상사는 물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범현대가의 경우 추가 SI로 지분투자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또 “항공 마일리지를 호텔, 리조트 등뿐 아니라 임대주택, 상가, 아파트 등과 연계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HDC아이콘트롤스와 아시아나IDT의 결합을 통해 항공 IT 시너지 극대화, 지주사 HDC의 대규모 로열티 수익 등 그룹사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현금흐름 문제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라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직접적 현금투입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인수자금조달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며 “2022년부터는 대규모 현금 유입과 실적개선이 가능해 재무건전성이 인수 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