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 기대감… 1兆 매출 두고 '눈치싸움'

12월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권 선정을 놓고 면세점 업계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재탈환을 노리는 롯데와 지켜야 하는 신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세계도 외형 확장을 위해 입찰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가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입찰 대상 구역은 △롯데(DF3) △신라(DF2·4·6) △신세계(DF7) 등 대기업 구역 5곳과 △SM면세점(DF9) △시티플러스(DF10) △엔타스듀티프리(DF12) 등 중소기업 구역 3곳 등 총 8곳이다. 내년 2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5곳을 두고 면세점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매출 규모가 상당해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몫으로 나온 5개 구역에서만 연매출이 1조원을 훌쩍 웃돈다. 여기에 풍부한 유동인구가 보장돼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기업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을 소유하면 브랜드 바잉 파워가 높아진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공항에 들어가면 광고 효과가 높아진다. 브랜드와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불문율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관세법 개정으로 대기업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 더 연장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자체 점포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해당되며 현재로서는 항만·공항은 포함되지 않는다. 신규 입찰에서는 특허권 유지 기간이 기존 5년에서 최장 10(5+5)년으로 연장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만·공항은 점포 임차를 통해 운영하는 만큼 해당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사업 운영 기간이 5년 밖에 안된다. 공사가 비항공수입(임대 수입)이 더 높은 만큼 10년으로 공고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정부의 압박으로 10(5+5)년으로 공고를 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임대료 산정 기준도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의 최저보장금액 방식이 아닌 매출의 일정 비율만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산정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첫해 임대료는 낙찰금액으로, 그 이후에는 여행객 수에 따라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최소보장금액에 여객수 증감율의 50%를 증감한 금액을 임대료로 부과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과거 T1 면세사업권을 반납했을 때 인천공항공사는 이후 치러진 신규 면세점 특허권 입찰 때부터 임대료 산정 방식을 변경했다. 낙찰가를 첫해 년도의 임대료로 보고 그 다음해부터는 이 금액에 여객수 증감율의 50%를 증감한 금액을 더해 산정한다. 상하 기준은 9% 이내에서 결정하고 있다. 여행객수는 매년 상승하기 때문에 임대료는 매년 오르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면세점 3강은 다들 숨죽이면서 ‘전략 짜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특히 면세점 위치와 품목에 따라 연간 매출에 차이가 크고 특허권을 따내면 운영 계약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돼 셈법이 복잡하다. 운영 기간이 늘어나면 신규 진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기존 사업장은 사수한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임대료 부담으로 T1에서 철수한 설욕전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 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인천공항 T1 면세점을 일부 철수하면서 점유율이 하락, 이번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라면세점 역시 매장이 세 곳이나 걸려 있는 만큼 수성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 입장에서도 빅3의 안착한 만큼 빅3구도 유지를 위해서는 이번 입찰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아직 공항에 둥지를 틀지 못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전략싸움을 위해 작전에 들어갔다”라며 “인천공항 면세점은 신규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