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해 바이오베터로 독점적 지위 유지'프라임 시밀러' 전략으로 자가면역질환 50조원 시장 공략
  •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종현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종현 기자

    셀트리온의 '램시마SC'가 전 세계 50조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이하 TNF-α 억제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오리지널인 인플릭시맙(제품명: 레미케이드) 피하주사 제형으로는 최초의 개발이다.

    셀트리온은 25일(현지시간 기준) 유럽의약품청(이하 EM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제형 변경 통한 바이오베터로 승인… 독점적 지위 확보

    램시마SC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의 램시마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한 것으로, 제형 변경 및 성능 개선을 통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중간개념인 '바이오베터'로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130여 개국에 특허출원을 완료할 예정으로, 향후 20여 년 동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시장을 독점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램시마SC가 승인 받은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에 추가해 내년 중반까지 염증성 장질환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 적응증 전체에 대해 승인을 획득한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하반기부터 램시마SC의 시장 침투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해외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요 유럽 시장에 이미 설립해 높은 14개의 법인 및 지점을 잇는 자체 직판망을 통해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2020년 2월 독일을 시작으로 3월부터는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램시마SC를 순차 출시해 2020년 연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도 상반기까지 총 6조 4000억원 규모의 유럽 TNF-α 억제제 시장에 진출하고, 2020년말까지 유럽 전체 TNF-α 억제제 시장의 90%에 해당하는 9조 2000억원 규모의 시장에 램시마SC를 선보일 계획이다.

    2022년부터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해 전 세계 50조원 규모 TNF-α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영업인력 확보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럽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성공적인 영업·마케팅 경험이 있는 현지 전문 경력자 위주로 지속 영입하고 있어 내년 연말까지 300명 수준의 판매 인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라임 시밀러' 포지셔닝 전략… 1차 치료제 내성 환자 타깃

  • ▲ 램시마SC ⓒ셀트리온
    ▲ 램시마SC ⓒ셀트리온

    램시마SC는 바이오베터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 가격 측면에서 1차 치료제(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른바 '프라임 시밀러' 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수익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이끌고 있는 전 세계 50조원 규모의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약 1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TNF-α 억제제가 주를 이루는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여 어쩔 수 없이 고가의 2차 치료제로 넘어가게 되는 환자들을 램시마SC의 주력 대상으로 보고 있다.

    검증된 약효와 편의성으로 1차 치료제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지만, 2차 치료제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내성 환자들에 대한 의료진의 적극적 처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1차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 중 25% 이상은 약물에 대한 내성으로 치료제 반응률이 떨어져 연간 2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2차 치료제(오렌시아, 악템라, 엔티비오, 스텔라라 등)를 사용해야 한다.

    이런 환자들이 2차 치료제로 전환하기 전에 검증된 약효와 편리성, 그리고 약물경제성을 지닌 바이오베터 램시마SC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약을 처방하는 의사나 투여 받는 환자 입장에서도 매년 2만불 가량의 높은 비용이 드는 2차 치료제 대비 가격은 더 낮으면서 검증된 효능과 편의성까지 겸비한 램시마SC가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인플릭시맙이 선호되는 치료제 임에도 불구하고 SC제형이 없어 편의성이 떨어졌다.

    램시마SC 출시 후에는 현존 유일한 인플릭시맙 SC제형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기존 IV제형과 함께 '듀얼 포뮬레이션' 치료가 가능해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SC의 시판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 다른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된 프라임급 위치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램시마SC가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