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연합회 '오전 8시~오후 5시' 고수기초공사 연속타설 난관… 시공사 현대건설 벌써 고심엘시티 3700대분 36시간, 롯데월드타워 5300여대분 32시간 연속타설
  • ▲ GBC 조감도.ⓒ현대차그룹
    ▲ GBC 조감도.ⓒ현대차그룹

    현대차의 GBC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이 레미콘 기초공사부터 난관을 만날것으로 예상된다. 건축허가 승인 등으로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겨왔지만, 첫 삽 이후에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BC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철근 및 레미콘 등 각종 건축자재 수요도 사상 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시행하고 있는 8·5제가 레미콘업체는 물론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8·5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제도이다. 2016년 1월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자들이 '저녁 있는 삶을 살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현재는 연합회를 주축으로 시행되고 있다.

    70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연합회는 8·5제 정착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GBC같은 초고층 대규모 건물에서는 기초공사 시 막대한 양의 레미콘이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기초공사에 레미콘 믹서트럭 5300여대 분량, 3만2000㎥가 32시간 동안 연속으로 타설됐다. 전체 공사에는 22만㎥의 레미콘이 사용됐다. 롯데월드타워의 연면적은 80만㎡, 123층(높이 555m)이다.

    부산 엘시티의 경우도 3700대분이 36시간 동안 타설됐다.

    반면에 GBC는 연면적 92만㎡, 105층(569m) 높이로 건설된다. 전체 공사에는 레미콘 35만㎥가 사용될 예정이다. 공법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초공사에 사용되는 레미콘 양은 롯데월드타워나 엘시티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 자료 사진.ⓒ연합뉴스
    ▲ 자료 사진.ⓒ연합뉴스
    레미콘은 공장에서 건설현장까지 1시간30분 이내에서 공급이 가능하다. 굳지 않고 타설하기 위한 마지노선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삼표의 성수공장과 풍납공장, 천마, 신일CM 등 4곳의 공장뿐이다. 추가로 유진의 레미콘 공장이 남양주와 수지 등에 있으며, 기타 수도권 지역의 레미콘업체들이 총동원돼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롯데월드타워 기초공사 때는 연합회의 8·5제 시행 전이어서 32시간 연속 타설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합회가 8·5제 시행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GBC 기초공사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굴토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인허가 문제가 마무리되면 추후에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연합회는 강경한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현대차 및 현대건설에서 요청이 오면 협의는 해보겠지만, 8·5제 준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GBC만 8·5제 시행을 예외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삼표의 경우 현대차그룹과 사돈 관계이니까 연합회 시행에 따르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삼표만 갖고 GBC 기초공사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서울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삼표 성수공장의 경우 160대의 레미콘 믹서트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최대 6000㎥  레미콘 생산이 가능하다. 풍납공장은 3000㎥ 규모이다. 사실상 삼표만으로는 기초공사 타설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서울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풍납토성 복원정비사업 시행자인 송파구의 풍납공장 부지 수용(강제 매입) 시점을 2020년 1월10일로 재결하면서 기초공사 시점에 풍납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때문에 레미콘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GBC 기초공사를 놓고 현대건설과 연합회가 어떤 해결책을 찾아낼지 궁금해 한다.

    업계 관계자는 “8·5제로 인해 야간 타설이 힘든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공사이기 때문에 교통정체와 주변 민원들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현대차와 국방부의 합의로 서울시가 GBC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이 가능해졌다. 강남구청의 굴토심의(2~3개월 소요)만 통과하면 착공 준비는 마무리 된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를 약 10조5000억원에 매입했다. 부지 면적은 7만9342㎡이며, 현대차는 이곳에 연면적 92만㎡, 105층(569m) 높이의 GBC를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건설비용으로 3조7000억원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