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사(商社) 이미지 탈피, 체질개선 나서중간지주사 체제 구축으로 AI 역량강화 추진"확보한 실탄, 신중히 결정해 투자에 활용"
  • ▲ SK네트웍스가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SK네트웍스
    ▲ SK네트웍스가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인공지능(AI)을 핵심 키워드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SK렌터카를 매각하면서 82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가운데, 앞으로 ‘AI 경쟁력’ 입증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기존 상사(商社) 이미지를 벗고 AI 컴퍼니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SK렌터카 지분 100% 매각을 완료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를 매각한 자금 8200억원으로 AI 역량 강화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9월 1일에는 자동차 관리 서비스 브랜드인 스피드메이트를 물적분할해 신규 법인인 ‘SK스피드메이트’를 설립했다. 오는 12월에는 트레이딩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워커힐과 정보통신사업부도 독자적인 경영능력을 갖추면 분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본체와 사업을 분리해 운영하는 중간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AI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그동안 본체에 속한 사업 분야를 보면 정보통신, 트레이딩, 자동차 정비, 호텔, 렌탈 등 업의 성격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간 지주사 체제를 거쳐 각 사업들은 독자적인 운영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SK네트웍스는 전사적인 전략 수립에 집중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주요 사업에 AI를 접목해 신규 비즈니스를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다만 주요 기업들도 AI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총력전에 나서고 있어 SK네트웍스도 미래 생존을 위해 AI 경쟁력 입증이 절실한 상황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지속해서 SK네트웍스의 구체적인 사업 전개 방향과 실질적인 경쟁력 확인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를 증명하는 것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엔코아’를 885억원에 인수했으며, 올해 초에는 프라이빗 LLM(대형언어모델) 시장을 선도하는 ‘업스테이지’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8월에는 글로벌 벤처캐피탈 SBVA가 1억3000만 달러(약 175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AI 분야 유망한 초기 기업들과 사업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피닉스 랩(PhnyX Lab)을 설립했다. 특히 ▲AI 관련 기술 개발 ▲AI 서비스 검증 및 마켓 테스트 ▲글로벌 선진기술을 연계한 AI 역량 내재화 등을 추진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K렌터카 매각으로 향후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적용 가전 제품을 통해 SK매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AI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글로벌 시장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신중을 기해 AI 분야에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