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시대 은행 영업환경 변화11개 은행 중 전북·광주만 CD기 운영지점도 통폐합…ATM도 4년새 8천개↓무인자동화기기 1년 사이 6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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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현금 인출 용도로 널리 사용됐던 은행 CD기가 은퇴하면서 그 자리를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꿰찼다.

    디지털금융 확산과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은행 영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자동화기기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과 5대 지방은행 중 현재까지 CD기를 운영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12대(9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 환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우리은행은 3대(2017년 말 기준)를 운영하다가 이후 모두 처분했다. 국민·KEB하나·농협·기업은행은 수년 전부터 CD기를 없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은행 중 가장 많은 32개(9월 말 기준)를, 광주은행도 7대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4대(2018년 말 기준)를 운영하다가 올해 모두 없앴다. 부산·대구은행은 수년 전부터 CD기를 처분했다.

    CD기는 지난 197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으나 1984년 이후 CD기와 외관은 비슷하나 훨씬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는 ATM이 등장하면서 기계를 바꾸는 은행이 늘어났다. 

    CD기는 ATM과 자동화기기로 분리되나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다르다. CD기는 현금 인출, 계좌이체, 잔액조회만 가능하고, ATM은 현금 및 수표 입금, 공과금 납부 등까지 더 다양한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CD기처럼 ATM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은행의 ATM은 2015년 말 4만5000여개에서 올해 상반기 말 3만7000개로 8000여개가 사라졌다. 

    디지털금융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 지점이 없어지고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가 보편화하면서 디지털을 접목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CD·ATM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 인력 감축 등을 단행하는 대신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점포 전략의 하나로 2015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에 설치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총 224대로, 지난해 말(133대)보다 68.4% 급증했다. 

    은행 중에서도 국민은행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해 지난해 말 30대에서 올해 82대로 증가했다. 현재 디지털 키오스크나 셀프뱅크, STM(Self-Teller Machine) 등으로 불린다.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는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365일 은행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실상 무인점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예·적금 신규가입부터 카드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하며, 지문·홍채 등 바이오 인증과 화상상담을 통해 기존 ATM에서 제공할 수 없던 본인확인이 필요한 다양한 은행 서비스도 선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비용효율화를 위해 지점 통폐합에 따른 대안으로 무인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만큼 ATM도 수년 내 크게 줄어들고, 고기능 무인기기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지점은 줄이고 모바일뱅킹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과거 혁신적인 기계로 통했던 CD기가 자취를 감춘 것처럼 ATM도 수년 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은행 지점은 2015년 말 6302개에서 올해 상반기 5686개로 큰 폭 감소했다. 

    반면 상반기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은 1억1289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7.8% 증가했다.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 및 금액도 각각 15.5%, 10.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