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처 구매 확보 움직임 속 '상승' 전환올해 서버업계 투자 및 모바일 5G 탑재 증가 기대'우한폐렴' 확산에 중국 시장 불안정 변수 작용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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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D램 가격이 13개월만에 상승 전환되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반도체 시장의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PC용 범용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계약 가격은 2.84 달러로 전월 대비 1.07% 올랐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전환된 것은 지난 2017년 12월 말 소폭 반등에 성공한 이후 13개월 만이다. D램 가격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 쇼크를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수요 업체들의 구매 확보 움직임과 함께 생산 업체들의 재고 조정으로 가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어 올해부터 수요 회복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었던 만큼 반등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지난달부터 가격이 다시 상승 전환된 만큼 회복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낸드플래시의 지난해 3분기부터 이미 상승세로 전환된 기조를 이어갔다. MLC 128Gb MLC(멀티 레벨 셀) 제품 가격의 경우 전월 대비 3.17% 상승한 4.56 달러를 나타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전반적으로 수요 업체들이 안전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거래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지난 2018년 하반기 보인 공급과잉 현상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연간 10% 중반 성장하고 낸드(NAND)는 20% 중후반 성장이 예상된다"며 "서버 업계 투자 및 모바일의 5G 탑재량 증가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재고 상황은 견조한 빗그로스를 바탕으로 상반기 중 정상화가 예상된다"며 "낸드 역시 다양한 판매처를 통해 지속적인 재고 수준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발 우한 폐렴 공포가 반도체 시장에 찬물을 끼 얹을 수 잇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중국이 멈추면 수요 감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이달부터는 다시 가격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만4380명, 사망자는 304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중증환자가 많은 만큼 사망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도 현지 출장을 전면 통제하는 것은 물론 주재원들을 복귀시키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공장 운영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우한 폐렴 확산이 장기화되면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사스 때와는 경제적 충격이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스 때 최초 발병 이후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 데 4개월이 소요된 반면 신종 코로나의 경우 한 달만에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우한 폐렴 등도 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