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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를 경영정상화의 디딤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률 6.0%를 목표로, 지난해 1.6%였던 것을 올해는 우선 4.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노조와의 단체교섭과 코로나19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호타이어 경영목표는 매출 2조6179억원, 영업이익 1272억원, 영업이익률 4.9%로 책정됐다.
지난해 매출 2조369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공격적으로 잡은 목표치이다. 지난해 실적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7.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16년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된 이후 지속적으로 실시한 비용 및 원가절감,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이 실적 상승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생산·판매·인력 등 전방위 측면에서 감축과 감산을 실시했다. 국내공장에서는 특별한 구조조정은 없었고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던 희망퇴직만 받았다.
중국공장에서는 변화가 컸다. 난징공장의 경우 2018년 9월부터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하루 1000본 생산하던 것을 중단했다. 인력도 200명 정리해고했다. TO 인력도 280명 감축했다.
텐진공장에서는 생산능력 대비 운영계획을 축소했다. 하루 생산량을 2만2500본으로 평소 대비 80% 수준으로 낮췄다. TO 인력도 430명 줄였고, 여력 인원도 300명 축소했다.
이같은 체질 개선이 올해 실적 개선에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거래처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아우디 Q5에 크루젠 프리미엄(KL33)을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크루젠 프리미엄(KL33)은 금호타이어의 SUV 전용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SUV 차량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수주는 향후 SUV 라인업 공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Q5를 위해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금호타이어는 '2019 북미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3개 제품이 본상을 수상하는 등 디자인 부문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대진 사장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실적에 걸림될이 될 요소도 있다.
우선은 노조와의 2019 단체교섭이다. 2018 단체교섭이 지난해 10월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2019 단체교섭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3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것에 대한 노조의 보상 심리가 사측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사측은 지난달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적 배경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출이 늘어난게 아니라 원가와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고통 분담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올해 노사간 교섭에서 양보와 배려가 절실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발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고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 더 큰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로 완성차 공장 가동이 줄었고, 감염 확산 우려로 사람들의 활동이 줄면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슈가 짧게는 1분기, 길게는 상반기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에 금호타이어도 자신감 넘치게 수립했던 올해 경영계획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은 원가 및 비용절감, 구조조정 덕분에 가능했다”며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경영정상화의 기준이 되는 영업이익률 6.0% 달성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교섭을 비롯해 갑자기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적잖은 위협요인이 될 것 같다”며 “올해 계획이나 목표가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