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간부회의 소집…美 연준 기습 금리인하 대응책 고심통화정책만으론 한계…정부정책과 연계해 시장안정화 주력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미국이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0.5% 인하하자 한국은행도 고심에 빠졌다.

    4일 한국은행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연준은 지난 3일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1.70%에서 1.00~1.25%로 0.50% 인하했다.

    예정된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서 금리를 내려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정례회의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함으로써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겠단 의도다.

    미 연준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리자 불똥이 튄 곳은 한국은행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주열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므로 금리 인하보다는 선별적인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활용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정책금융인 금융중개지원자금을 5조원 증액해 이들 부문에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현재 금리인하보다는 추이를 본 뒤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전개 양상과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안정화 노력을 적극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준의 금리인하 조치로 미국의 정책금리(1.0~1.25%)가 국내 기준금리(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동안 금리 역전 현상으로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고민은 일시 해소됐지만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