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규모 광주시 금고 유치전에 광주·국민은행 2파전BNK부산은행만 카뱅보다 상반기 순이익 높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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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은행들이 지방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 치이며 사면초가로 내몰렸다.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들이 지역 시금고 유치전에 뛰어들며 지자체 금고 사업권 확보도 어려워졌고, 실적 부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따라잡히는 수준에 놓여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시금고 넘보는 시중은행에 지방은행 “과당경쟁 멈춰야”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연간 8조원대 규모의 광주시 제1금고 유치를 놓고 광주은행과 국민은행이 참여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2금고에는 KB국민·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다수의 대형은행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결정된 부산시 1금고 입찰은 부산, 국민, 기업은행의 3파전으로 치뤄졌다. 2000년 이후 24년 만의 경쟁 입찰로 지방은행, 시중은행, 국책은행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며 관심이 집중됐다.

    부산은행은 지난 2001년부터 24년째 부산시 1금고를, 국민은행은 12년째 부산시 2금고를 지키고 있다.

    자치단체 금고를 운영하는 금융회사는 주로 지역은행이 맡아왔지만, 최근 시중 및 국책은행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은행들이 지역 시금고 유치 공세에 나서면서 지방은행의 이익 창출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지난 8월 지방은행노조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지역 시금고 유치에 나선 시중은행에 “지역 시금고 유치 과당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이사회 겸 간담회에서도 지방은행 측이 대형은행장들에게 "지역시금고 유치 참여를 자제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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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뱅 역대 최대 실적… BNK만 카뱅보다 순이익 높아

    지방은행들이 지역 시금고 쟁탈전에 시달리는 한편 인뱅들도 가계대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지방은행의 실적을 따라 잡고 있다.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51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BNK부산은행만 카카오뱅크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두 은행의 순이익 차이는 200억원 수준으로 이마저도 따라잡힐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BNK경남은행(2043억원) 광주은행(1611억원) 제주은행(62억원) 등은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도 올 상반기 순이익 854억원, 토스뱅크는 245억원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지방은행을 뒤쫓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낮은 금리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가계대출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했다. 금리가 보다 저렴하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어 인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몰리며 가계 부문에서 금리경쟁이 심화됐다. 

    지방은행들은 앞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담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실제 BNK부산은행이 지난달 1조원 한도로 선보인 주담대 특판은 13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문턱을 높이자, 지방은행들도 대출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를 줄이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강점인 관계형 금융을 보다 강화하고 관련 인력 육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비금융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거나, 부수업무로 정식 허용하는 등 진출을 허용해 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 뿐 아니라 비금융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은행들이 지역시금고 유치전 자본력 부분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으며, 지방은행들은 악화된 건전성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며 “지방은행들은 본연의 역할을 이어가는 한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