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달리고 편의장치 풍부세단+SUV 디자인에 가벼운 몸놀림‘유럽차’ 주행감… 다임러와 엔진 공동개발2710만원 가격 경쟁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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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에 맞서기로 작정하고 공을 들였다.”출시 전부터 눈여겨볼 만한 ‘주연급’ 신차로 가장 큰 관심을 끈 르노삼성자동차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가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직접 만나본 XM3는 기대가 컸던 만큼 상품성이 뛰어났다. 잘 달리는 주행 성능과 풍부한 안전 및 편의장치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甲)’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까지 겨눌 만했다.르노삼성의 명운이 달린 XM3를 5일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몰아 봤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출발해 경기 양평의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90㎞ 구간을 달렸다.겉으로 본 첫인상은 ‘날렵함’이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합친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끈한 형태는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쿠페형 디자인이 구현돼 있었다.전면부 그릴과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C’자 모양의 주간주행등 등은 중형 세단 SM6 등과 비슷하게 디자인해 ‘패밀리 룩’을 구현했다. 후면부는 가로로 이어진 리어램프로 인해 차체는 낮고, 넓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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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자 높은 차체 덕분에 시야가 탁 트였다. 실내 공간은 안락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낸다. 특히 ‘동급 최대’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차의 크기는 전장(길이) 4570㎜, 전폭(너비) 1820㎜, 전고(높이)가 1570㎜로 현대차 ‘투싼’과 비슷하다.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가죽 소재를 입혔다. 변속기 주위 등 곳곳에 수납공간이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실내 수납공간은 26L다.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자 가볍게 치고 나갔다. 가벼운 발놀림으로 달리는 ‘마라토너’를 떠올리게 하는 몸놀림을 보여준다.가장 독특한 것은 특유의 엔진 회전 질감이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속도가 붙었다. 기존에 르노삼성에서 느껴보지 못한 감성이다. 뒤에서 쭉 밀어주는 유럽차와 흡사한 주행감을 제공한다.시승한 XM3는 1.3 가솔린(휘발유)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52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26.0㎏·m다. 특히 프랑스 르노그룹과 독일 다임러가 함께 개발한 이 엔진은 벤츠 소형 SUV인 GLB(유럽 시장 기준) 등에 들어간다. ‘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이유다.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엔진을 조화롭게 조절한다. 시속 100㎞에 엔진 회전수(rpm)는 1700에 불과했다. 그만큼 소음과 진동이 적다. 다만 자동 변속기에 적응된 소비자는 저속 주행 중 변속 때 ‘꿀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적응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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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와 자동 정지와 출발을 반복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360도 주차보조 시스템 등을 갖추고도 2710만원(선루프 제외)에 구매할 수 있다.이 밖에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3인치 디스플레이, 보스 사운드 시스템, 8가지 색상이 조합된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딸려 온다.시승하는 동안 연비는 L당 14.7㎞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인 13.7㎞/L를 웃도는 수준이다. 핵심 요소인 경제성, 스타일을 고루 확보했다.르노삼성은 XM3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최근까지 총 6000대의 계약 대수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 중 역 76%는 남성 소비자로 집계됐다. 연 판매 목표는 4만대다. 회사 측은 기아차 셀토스와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경쟁상대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