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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종이 고전 중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코로나19까지 잇따른 악재가 겹치고, 당국은 연초부터 강도 높은 규제안을 발표해 사실상 업계 내 전 사업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648.33로 마감했던 KRX증권지수는 전일 543.12로 마감하며 연초대비 16.23% 하락했다.
KRX증권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증권주들이 잇따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현재 증권업종의 상황과 향후 전망이 어느때 보다 어둡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결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회사가 속출하며 올해 출발은 좋았지만 연초부터 라임운용사태, 코로나19확산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당장 증권업계는 코로나19가 연일 정점을 찍으면서 WM 부문과 브로커리지 부문은 물론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S&T부문에서도 타격이 우려된다.
IB부문도 전망이 녹록치 않다.
이미 올해 증권업계는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화두로 설정했다.
라임사태에 따른 사모펀드 대란이 발생하며 관련해 당국이 철저한 수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한 사업 전략보다 앞서 관리에 무게중심을 옮긴 것은 그만큼 최근 당국의 규제와 감독이 올해 더욱 강화되고 업계가 이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규제와 감독 대상으로 사모펀드와 부동산PF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IB부문도 이미 사업구조 변화에 직면했다.
그러나 아직 당국의 본격적인 규제는 시작되지 않았다.
여전히 업계의 현황을 제대로 짚지 못한 고강도 규제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따르지만 당국의 강력한 주문과 행동에 증권업계 사업구조에 대한 변화 역시 불가피해졌다.
결국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증시급락과 사모펀드 사태로 WM·S&T·브로커리지가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IB까지도 규제강화에 따른 침체가 예고되면서 사실상 증권사의 주력 사업 전반에 규제와 위기가 드리워진 상황이다.
라임사태 후폭풍으로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 투자자 간 소송도 앞두고 있다.
여전히 무역금융펀드 손실률도 확정되지 않았고, 불확실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눈앞에 닥친 증시 급락에 대해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고점 통과 이후를 기다리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개인이 떠받치고 있어 당장 거래대금에 대한 기대감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결국 외국인의 귀환을 이끌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배당 확대, 자사주매입 등으로 주가 잡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은 전년대비 배당금을 올렸고,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사장이 직접 나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업이 자기자본 투자 비즈니스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사내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주주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보다 많은 배당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