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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 상황에 접어들면서 제약·바이오 관련 주요 해외 학회의 개최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지게 됐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29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암학회(AACR)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연말로 연기됐다.
올해 AACR에서는 80개국 500개 이상의 업체와 2만4000여명이 참가해 7400여개의 임상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학회이기 때문에 신약 파이프라인의 홍보 및 마케팅에 중요한 무대로 꼽힌다.
국내서는 유한양행, 종근당, 제넥신, 오스코텍 등의 업체들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상반기 예정돼 있던 주요 학회들도 일정 연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AACR 외에도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6월 바이오USA 등이 주요 학회로 꼽힌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학회 개최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학회가 개최될 미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빠르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학회 일정 지연이 악재로 볼 수 없고 관련 기업들의 펀더멘탈도 크게 변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AACR 일정 변경은 새로운 물질에 대한 파트너십 미팅 기회가 지연된 것일 뿐 학회 연기로 기술 수출 등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학회 발표가 예정됐던 기업들의 펀더멘탈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며 "AACR 학회 연기로 인한 과도한 급락은 펀더멘탈이 견고한 종목들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시장의 영업활동이 사실상 전면중단되는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기술 수출 등을 위한 미팅활로까지 막히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학회 일정 지연으로 인해 단기간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지 몰라도 올해 장기적 R&D 전략에는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