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코로나19 예방 차원 긴급 개발한 AI 무상 배포컴퓨터·노트북 카메라 이용해 얼굴에 손 닿으면 즉각 감지해 알림
  • ▲ 김남국 아산병원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 직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 김남국 아산병원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 직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사람은 하루에 최대 3천 번 얼굴을 만져요.” “하루에 3천 번?” “매분 3~5회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바이러스 재난 영화 ‘컨테이전(2011)’에 나오는 대사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이 눈, 코, 입 점막에 수시로 닿고 있다. 바이러스는 손을 매개로 전파될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눈, 코, 입 등 얼굴 만지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은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MI2RL)이 손으로 얼굴 만지는 동작을 91%의 정확도로 감지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얼굴 만지지 마세요/손 씻으세요’ 최신버전을 소프트웨어 개발플랫폼 ‘깃허브(github)’에 배포했다고 18일 밝혔다.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에 카메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있으면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얼굴을 무심코 만질 때마다 모니터에 ‘얼굴 만지지 마세요!’라는 알림 메시지가 떠서 습관을 교정하는 데 도움 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대중교통이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얼굴 만지는 행동을 자제할 수 있게 되어, 개인의 감염병 예방은 물론 국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위해 영상 행동 분류에 탁월한 성능을 입증한 ‘I3D 신경망’을 사용했다. 이 신경망은 4백여 가지 행동 영상 데이터를 이미 학습해둔 상태로, 이번 연구에서는 얼굴 만지는 것과 관계된 동작 11가지를 추가로 학습했다.

    얼굴을 만지는 행동은 △마스크 쓰기/벗기 △코 만지기 △턱 괴기 △눈 비비기 △머리 쓸기 △안경 만지기 △전화 받기로 8가지였다. 한편 △컵으로 물 마시기 △휴대전화 만지기 △키보드·마우스 사용하기 3가지 동작은 손이 얼굴에 정확히 닿지는 않아 인공지능 모델이 걸러야 할 행동으로 정의했다.

    모든 학습을 마친 인공지능 모델은 최종적으로 ‘얼굴 만지는 행동’과 ‘얼굴을 만지지 않는 행동’을 분류하는 성능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약 5초(16프레임/초)마다 동작 평가를 수행하면서, 사람이 얼굴을 만지는 순간 모니터에 ‘얼굴 만지지 마세요!’라는 알림 메시지를 띄웠다. 정확도는 91%로 확인됐다.

    김남국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학협회지(JAMA) 등 많은 국제학술지에서는 얼굴 만지기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 이에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MI2RL) 연구원들이 사회적 재능기부 취지로 의기투합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개인 사용환경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컴퓨터에서 실행시켜야 하는 제한점이 있다. 지속적으로 개선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발자는 이번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된 코드와 신경망을 동일 사이트에서 복제해 활용할 수 있다. 관심 있는 개발자들이 이 기술을 기초 삼아 유관연구를 활발히 진행한다면, 더 발전된 형태의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