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공연업도 감소… 사업체종사자 증가율 0.9% 역대 최저3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 임시·일용직부터 고용 위기 직면
  •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달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 증가 폭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자발적·비자발적 이직자가 급증하는 등 실업대란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184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3000명(0.9%)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증가율도 역대 최저다. 이번 조사결과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오른 뒤 처음으로 나온 사업체 고용지표여서 눈길을 끈다.

    노동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1569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6만6000명(1.1%), 임시·일용직은 167만8000명으로 3만8000명(2.3%) 각각 늘었다. 일정한 급여가 없는 기타 종사자는 111만7000명으로 4만1000명(3.5%) 줄었다. 증감률을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지 않았던 1월 조사와 비교하면 상용직은 1.7%에서 1.1%로 0.6%포인트(P) 줄어든 데 비해 임시일용직은 4.2%에서 2.3%로 1.9%P나 둔화했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291만명으로 6만5000명(2.3%), 300인 미만 사업체는 1557만9000명으로 9만8000명(0.6%) 각각 증가했다. 증감률을 1월과 비교하면 300인 이상은 0.1%P 줄어든 반면 300인 미만은 0.8%P나 떨어졌다.

    소규모 사업체의 임시·일용직부터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고용 위기에 직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0만6000명(6.1%),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에서 4만명(5.4%),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3만2000명(3.1%)이 각각 증가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에선 5만3000명(4.2%),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임대서비스업 종사자는 1만2000명(1.0%)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서비스업도 6000명(2.0%)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여행·숙박·운송·공연업은 지난 16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다.

    종사자 수 비중이 20%쯤으로 가장 큰 제조업도 불안한 모습이다. 다행히 마이너스(-)를 보이진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8000명, 올 1월 2000명 증가에서 지난달 제자리걸음을 해 감소세가 뚜렷했다.

  • ▲ 2월 사업체종사자 수 증감 현황.ⓒ노동부
    ▲ 2월 사업체종사자 수 증감 현황.ⓒ노동부

    종사자 입·이직 동향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불안한 조짐이 엿보인다.

    지난달 입·이직자 수는 각각 79만4000명과 93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8만1000명(11.3%), 20만8000명(28.8%) 증가했다. 이직자가 입직자보다 13만7000명 많았다. 입직률은 4.6%로 지난해보다 0.4%P 오른 데 비해 이직률은 5.3%로 1.1%P 상승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이직자는 84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9만명(29.2%)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9만명으로 1만8천명(25.0%) 증가했다.

    스스로 퇴직한 자발적 이직은 9만8000명(37.8%), 고용계약종료와 구조조정, 해고 등으로 말미암은 비자발적 이직은 43만4000명(11.7%)으로 각각 증가했다. 앞선 1월 각각 1만7000명(5.8%)과 1만3000명(2.4%)이 줄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자발적 이직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3만2000명), 도·소매업(1만7000명), 운수·창고업(2000명) 등의 순이다. 비자발적 이직은 숙박·음식점업(1만명),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9000명) 등의 순이다.

    시·도별로는 경기(5만명), 서울(3만명), 전남(2만5000명) 등의 순으로 1년 전보다 종사자가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대구(1000명)·경북(2000명)과 경남(3000명)에선 줄었다.

    한편 1월 전체근로자 1인당 임금은 409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5만1000원(3.8%) 올랐다. 상용직은 434만원, 임시·일용직은 161만8000원으로 각각 3.7%와 5.4% 상승했다. 1월 기준 전체근로자 평균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시간(9.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