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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금융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귀환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2차 급락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상위권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TIGER 200선물인버스2X 등 인버스 상품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지난 14일 기준 한 달 동안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해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국내 리버스마켓 펀드 57개에 2조466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 상품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들이다.
이는 코로나19발 주가 급락 이후 일명 '동학 개미 운동'으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이제는 상승에 대한 베팅보다 하락에 대한 베팅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성장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코로나19사태에 따른 폭락을 경험했던 국내외 주식시장은 4월 들어 눈에 띄는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으로 지난달 한때 1450선까지 추락했지만 지난 17일 한달여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이처럼 증시 반등세에도 인버스에 자금이 몰리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2차 급락장을 예상하고 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는 9∼10월 1차 저점을 기록한 뒤 같은 해 11∼12월 기업 신용 위험에 따른 우려로 2차 저점을 형성한 바 있다.
증권가도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충격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향후 증시는 결과적으로 V자가 아닌 W자 형태의 그래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고, 이번 증시 역시 2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인버스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개인 투자자의 경우 인버스 매수를 통해 리스크 헤지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3월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1조186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집계 이래 최대 월간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한편으로는 순매수 규모가 워낙 컸던 만큼 2차 급락장이 온다면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과거 역사적인 주가 급락 사례를 교훈 삼아 미리 대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버스 상품은 투자 위험도가 높은 파생형 상품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버스 ETF와 인버스 펀드 덩치가 커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며 "인버스 ETF는 기초 지수의 일일 등락률의 역배수를 추적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서 등락하면 운용 비용이나 선물 롤오버 비용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누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