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엑티브X '공인인증서' 21년만에 폐지이통3사 'PASS' 인증 서비스 구축...카카오 '카카오페이' 시장 선점'네이버 인증서', '토스 인증서' 경쟁 서비스 속속..은행권 진출도 예상
  • ▲ PASS 인증 서비스 ⓒLG유플
    ▲ PASS 인증 서비스 ⓒLG유플
    20대 국회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공인인증서가 21년만에 폐지된다. 660억원 규모의 전자서명 시장이 민간 기업에 풀리면서 국내 이동통신사와 포털 업계 간 대체 인증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엑티브X(ActiveX)' 등 공인인증서 및 공인전자서명 제도를 폐지하고 모두 전자서명으로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인인증서는 지난 1999년 도입된 이래 발급절차 등이 까다로워 사용자들에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후 2014년 해외 쇼핑객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이 입은 '천송이 코트'를 구매하려다가 공인인증서 장벽으로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이 확산됐다.

    정부는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을 폐지했지만, 여전히 정부 및 공공사이트에서 활용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출마 당시 공인인증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입법 과정이 급물살을 탔다.

    공인인증서 폐지에 따라 일반 사설 업체도 국내 전자인증서 시장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자인증서 시장은 66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마켓앤마켓은 전자인증서 시장이 연 평균 약 3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에는 55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이통 3사(SK텔레콤·KT·LG유플)와 포털(카카오) 업계는 일찌감치 인증 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통 3사는 핀테크 기업 아톤과 손을 잡고 지난해 4월 'PASS(패스)' 인증을 내놨다. 패스는 앱 실행 후 6자리 핀(PIN) 번호 또는 생체인증으로 1분 내 바로 전자서명이 가능하다. 인증서 유효 기간도 3년으로 공인인증서보다 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패스는 서비스는 출시 9개월여만인 올해 초 발급 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연말까지 발급 건수는 총 18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보험, 미래에셋대우, KT 등에서 패스 인증서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카카오도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공개키 기반구조(PKI)의 전자서명 기술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 사용자는 현재 1000명을 넘어섰으며, 도입 기관도 100곳에 달한다. 

    네이버의 '네이버 인증서', 토스의 '토스 인증서' 등도 해당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2018년 출시한 '뱅크사인' 등 은행권의 진출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폐지로 다양한 사설인증서 플랫폼들이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면서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