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두달만 0.25%p 낮춰 코로나 여파 제로금리 본격화대출규제 강화 실수요자 주택매입 힘들어...집값영향 미미금리인하로 대출이자 하락...전세수요 몰려 전셋값 상승
  •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한국은행이 다시한번 기준금리 인하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내 부동산시장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로 시장에 자금이 넘치지만 강한 대출규제로 주택매매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출금리 인하로 전세자금 마련이 수월해지면 임대수요가 늘고 결국 서울·수도권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기존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했다. 

    지난 3월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낮춘데 이어 두달만에 또한번 인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통상 금리 인하는 집값을 올리는 호재로 손꼽혔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증가하고 대출이자가 낮아 부동산 투자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한 규제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더이상 '금리인하=부동산가격 상승' 공식은 통하지 않게 됐다.

    실제로 부동산114 수도권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8주 연속 내림세(0.01%)를 보이고 서울 아파트들은 5주만에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0.75%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시장에는 일반적으로 호재가 작용했으나 지금은 대출 규제가 워낙 강해서 서울, 수도권으로 유동성이 투입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금리인하보다 점점 악화되는 고용여건, 경기침체 이슈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은행 대출 이자가 낮아진다해도 대출규제가 워낙 강해 실수요자가 참여가능한 부동산 투자가 증가하긴 어렵다"며 "이번 금리인하로 개인이 체감하는 부분은 미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출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들만 낮은 대출이자를 활용해 꼬마빌딩 등에 투자할 수 있고, 결국 자본력이 충분한 이들의 자금만 부분적으로 부동산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면서 주택 매매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전세시장으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준금리가 낮아져도 현재 주택매매 대출규제가 너무 심해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기가 힘들다"며 "결국 무주택자들은 집을 사는 대신 적은 이자로 자금을 많이 빌릴 수 있는 전세를 택하게 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수도권 등 조정대상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50%인데 반해 전세자금대출은 80%다보니 현금이 없는 실수요자들은 저렴한 대출이자를 활용해 전세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을 수도 있으나 전세수요가 늘면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