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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무시한채 민간금융사의 CEO 임기까지 관여하고 나서 주변의 빈축을 사고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향후 실시예정인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나 부문검사시 CEO 임기가 적절한지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 금융사들이 중장기적 경영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은행장 임기가 최근 1년으로 결정돼 향후 실시할 검사에서 이를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감원이 농협금융을 포함한 자회사 CEO 임기가 짧다고 지적한 사안의 연장선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농협금융 자회사 대표이사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아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될 수 있다며 농협금융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경영과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자회사 대표이사 임기와 성과평가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라는 경영유의사항을 농협금융에 통보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주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의 임기 기준을 종전 1년+1년에서 ‘기본 2년+연임 2년’으로 바꿨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자회사인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저축은행, 농협캐피탈 등 5개 금융 자회사 CEO 임기를 모두 1년으로 유지해왔다. 통상 CEO임기를 2년~3년 유지하는 다른 금융사와는 차이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권광석 행장의 임기를 1년으로 결정하자 금감원의 금융사 감독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게 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행장임기를 ‘1년’으로 확정했다. 은행권안팎에서는 1년이란 시간동안 권 행장이 조직을 추슬러 경영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의 이같은 지적이 관치금융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임기는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권한인데 임기 기간에 대해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