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사임 후 이달 초 태광그룹 계열사로 이동 5월 초 미래경영협의회 신설 후 정도경영위원장 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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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흥국생명에 미래경영협의회가 생기고, 정도경영위원장이 태광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 소속으로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장을 맡았던 임수빈 사장은 최근 계열사 전출을 이유로 흥국생명에서 사임했다.

    임수빈 사장은 이달 초 태광산업으로 자리를 옮겨 정도경영위원장을 유지 중이다. 

    임수빈 사장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2018년 12월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임수빈 사장이 영입된 시점은 이호준 태광그룹 전 회장이 구속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호준 태광그룹 전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됐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풀려났지만, 떡볶이와 술과 담배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황제보석’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전 회장은 2018년 12월 다시 구속됐다.

    태광그룹은 2018년 12월 8일 계열사 대표 9명으로 꾸려진 정도경영위원회를 꾸리고, 임수빈 사장을 위원장 자리에 앉혔다. 정도경영위원회에는 SK하이닉스에서 대관업무를 보던 황신용 상무가 경영위원회 위원(전무)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사실상 정도경영위원회는 태광그룹의 준법기능을 강화한 조직으로, 대관 업무도 일부 담당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이호진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대응책 차원에서 결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시민단체가 2016년 8월과 2017년 8월 태광그룹이 김치·와인·커피·상품권 등의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지원과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공정위와 금융감독원에 고발한 바 있다. 결국 태광그룹 금융계열사는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계열사 (대주주) 부당지원 등으로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고, 타 계열사도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정도경영위원회가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계열사들이 잇따라 제재조치를 받는 등 그룹 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은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흥국생명에 ‘미래경영협의회’라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며 부회장이 영입됐고, 정도경영위원장은 태광산업으로 이동했다.

    이와 관련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정도경영위원회 출범 당시 임수빈 사장이 흥국생명 소속으로, 황신용 전무가 태광산업 소속으로 영입됐다”며 “최근 정도경영위원회를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에 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소속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흥국생명에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면서 정도경영위원장이 계열사로 이동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태광그룹은 지난달 초 금융계열사들의 업무 협의체인 ‘미래경영협의회’를 흥국생명 금융 사업부문에 신설, 신한은행장 출신 위성호 부회장을 영입했다.

    위성호 부회장은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 태광그룹의 6개 금융 계열사에 대한 경영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위성호 부회장은 신한금융에서 30년 넘게 활동했던 인물로 지난해 3월 신한은행장에서 물러나 1년간 은행 고문을 지낸 뒤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새로 꾸려진 미래경영협의회는 금융계열사 사업 전반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전담하고, 다양한 대외 활동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