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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에 대한 예비입찰 실사가 지난 3일 종료된 가운데, 실직적 워킹데이인 6일부터 원매자들의 본격적인 M&A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HCN 내부적으론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의 2파전 양상으로 이번 인수전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예비입찰에 참가한 'SK텔레콤·LG유플러스·KT스카이라이프'는 이번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입찰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
현대HCN 재무구조와 경영실적 등을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본입찰 등록 마감일인 오는 15일까지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본입찰 참가시 원매자들은 인수계획서는 물론, 인수금액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업계는 이번 M&A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원매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꼽고 있다.
일각에선 KT가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워 인수를 진행 중이라는 시선이 존재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가입자와 영업이익 감소세 속 생존을 위한 독자적 행보며, KT의 도움없이 자체적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최근 내부 경영설명회를 열고 현대HCN에 대한 M&A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의 인수가는 시장서 약 50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약 3500억원 정도는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모자란 부분은 부채를 써서라도 M&A를 완수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017년 436만 4021명 ▲2018년 427만2666명 ▲2019년 418만 7717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 누적 가입자 역시 415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3.5만명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최근 몇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 633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김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후 추가적인 증가세도 예상할 수 있겠으나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K텔레콤을 인수 유력 후보군으로 꼽는 관측도 여전하다. 자금력 수준이나 티브로드 합병 뒤에도 유료방송 시장 3위에 랭크, SK텔레콤이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
현대HCN의 일부 직원들은 SK텔레콤에 M&A 되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사인데다, 통신·전자·인터넷·게임 등 국내 주요 ICT 대기업을 통틀어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개 주요 대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 5179명의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16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8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역시 현대HCN이 매물 시장에 나온 직후 유력한 매각 대상자로 SK텔레콤을 꼽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HCN 분할 및 매각추진 의미'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대HCN이 물적분할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존속법인(현대퓨처넷)에 귀속시켰고, 매각대상인 신설법인(현대HCN)을 비상장법인화 시켰다"며 "이에 따라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 합병을 통해 태광이 티브로드 매각을 위한 1차 작업에 나선 것처럼, 티브로드 &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과 현대HCN을 합병 시키는 형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HCN을 매각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은 SK텔레콤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현대HCN을 SK텔레콤에게 내줄 경우 또다시 업계 3위로 내려앉을 수 있어, 추가 M&A에 대한 논의가 존재하나 자금력적인 측면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한해 영업이익이 약 7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지난해 8000억원을 들여 LG헬로비전 인수를 마친 LG유플러스로서는 섣불리 인수전에 나설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편, 현대HCN의 기존 사내유보금 존속법인 승계가 M&A 원매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HCN이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3530억원으로 대부분 존속법인인 '현대 퓨처넷'이 가져가게 되며, 분할되는 현대HCN에겐 이중 200억원만 승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 측은 "현재 사내유보금 중 많은 금액을 가지고 분할을 하게되면 보유금이 많아져 인수가 역시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며 "인수가에 거품을 빼고 원매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HCN의 한해 평균 영업이익이 약 300억원씩 창출되는 것을 감안할 때 200억원의 분할 금액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며 "아울러 200억원의 현금성 자산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대HCN의 설비, 장비 등 그 외 자산들을 고려해 사내유보금 승계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