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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을 바라보는 중견건설사 한양의 주택 브랜드는 자연과 인간을 아름답게 한다는 뜻의 '수자인(秀自人)'이다. 최근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비롯해 LNG터미널, 바이오매스 사업에도 나서는 등 자연과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6일 한양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 KB자산운용 및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등과 함께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솔라시도 일대 약 158만㎡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최근 준공했다. 2012년 에너지 부문을 신설한지 약 8년 만이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인 98㎿급 태양광 발전설비와 세계 최대 용량인 306MWh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췄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은 연간 약 129GWh로, 약 2만7000여가구가 1년 동안(가구당 월 400kWh 이용 기준)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한양은 선진화된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 및 관리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열화상 감지 기능을 탑재한 드론을 활용해 태양광 패널 등 모듈과 ESS의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데이터를 분석, 학습함으로써 발전소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과 수소연료전지드론을 활용한 태양광 점검 솔루션 활성화를 위한 MOU를 3월 체결했다.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드론으로 태양광 모듈의 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나아가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 준공과 운영 경험 등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수상 태양광, 육상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에 도전하고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양 관계자는 "에너지 개발사업에 진출한 이후 거둔 첫 성과물이자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청정 에너지원인 햇빛을 자원화해 발생한 수익을 지역민들과 공유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활성화시키는 등 기존 발전소와는 차별화한 친환경 발전소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의 또 다른 에너지 사업 축은 LNG다.
2017년 세계 최초·최대 용량의 27만㎘급 삼척 LNG 저장탱크를 준공한 한양은 전남 여수시 묘도 준설토 매립장 일원에 약 65만㎡ 규모의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을 짓고 있다. LNG의 저장·유통·트레이딩이 가능한 시설로, 완공 후 국내 LNG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 터미널은 국내 최초 순수 상업용 LNG터미널이다. 기존에도 한국가스공사,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등의 에너지 기업이 LNG터미널을 운영했지만, 자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반면 한양은 LNG를 수입하거나 거래하려는 국내외 업체 누구에나 저장·공급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LNG 관련 사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양은 보고 있다.
한양은 2023년까지 1단계로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0만㎘급 LNG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최대 12만7000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 2단계까지 총 8기의 LNG 저장탱크를 조성한다. LNG 수요처 확보에 따라 추가 탱크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수년 전부터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절차 등을 진행해온 한양은 올 들어 3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저장탱크를 포함한 터미널 시설 전반의 공사계획을 승인 받았고, 5월에는 전남도·여수시·한국지역난방공사 및 한국남동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 관계자는 "LNG터미널 구축을 통해 일본, 중국 수요자에 저장탱크 임대가 가능하고 국내 발전사와 공동으로 LNG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미 조성된 여수오일허브와의 시너지로 전남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직원 250명 채용에 생산유발효과는 7조9880억원에 이른다. 또 LNG벙커링, 수소산업, 냉열이용창고 등 연관 산업 기업투자 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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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은 또 바이오매스 건립 및 운영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전남 광양시 황금산업단지 안에 682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인 220㎿급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발전소는 순수 목재만으로 만든 목재펠릿과 목재칩 등을 사용한다. 2018년 말 공시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 상세설계 등을 진행해왔으며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드펠릿을 태우는 과정이 동반되다보니 조성 이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역민으로 구성된 환경감시단이 연료와 환경시설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게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근 지역 산림 부산물을 최대한 활용해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지역경제 성장에도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양은 지난해 말 에너지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인사이동을 단행하면서 올해를 에너지 중심 사업구조 전환의 원년으로 삼았다.
한양이 속한 보성그룹은 김한기 전 보성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난해 12월 한양 대표로 내정했다. 에너지사업이 구체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김한기 부회장이 남은 과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김 부회장은 대림산업에서 총괄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내 석유화학이나 플랜트, 에너지사업에 대한 관리 경험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에 강현재 전 한국전력공사 계통계획처장까지 영입, 신재생에너지사업부의 조직 기반을 다졌다. 1981년 한전에 입사한 강현재 본부장은 기술기획처 연구개발팀장, SG&신사업처 ESS사업팀장, 기후변화대응처 신재생사업실장 등을 지내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및 전력계통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기존에 해오던 주택사업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도 구축한다는 것이 한양의 청사진이다. 단순 발주공사나 지분참여보다 어렵지만, 투자가치는 더 높다. 전 세계가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점에 서 있는데다 일회적 주택사업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 관계자는 "에너지사업은 한전 등 에너지 수요처와 수급협약을 맺어야만 산업부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등 진입장벽이 높고 초기 투자비용도 많이 든다"면서도 "중부발전, 남부발전 등 공기업이 지분참여를 하는 만큼 좌초될 위기가 크지 않고 계속 발전, 판매가 이뤄져 안정적 수익이 담보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사업다각화 추진에도 한양의 재무안정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한양은 별도 기준 △유동비율 227% △차입금의존도 5.69% △부채비율 66.6% △이자보상배율 11.3 등 주요 재무지표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한 에너지 분야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계열 주력사인 한양의 신사업 관련 지분 투자 또는 신용공여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양호한 영업현금창출능력과 우수한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투자자금 소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