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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인상을 이유로 파업에 들어갔던 수도권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이 제조사와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운송이 재개되면서 건설 현장 대란은 피하게 됐다. 다만, 이번 운임 인상으로 레미콘 제조사들은 건설사 납품단가 인상도 이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운송사업자들과 제조사들은 지난 주말 약 9% 운임 인상에 합의했다.
당초 15% 인상을 요구했던 운송사업자들과 5~6% 인상으로 맞섰던 레미콘 제조사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수도권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은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가 주말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로 수도권의 대부분 레미콘 공장들은 이번주 내로 협상이 마무리되고, 출하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진, 삼표, 아주 등 레미콘 제조사들은 아직 산 넘어 산이다.
운임 인상과 맞물려서 건설사들에 납품하는 레미콘 단가도 올려줘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레미콘 운임이 높게 인상된 만큼 납품단가도 인상되지 않으면 부담이 가중된다”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레미콘 납품단가는 2017년 동결, 2018년 3.3% 인상에 이어 지난해 다시 동결돼 ㎥당 6만6300원으로 동결됐다. 물론 업체별로 차이는 있다.
반면, 가장 상징성 있는 건자회(중견건설사 구매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납품단가 인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건자회 관계자는 “레미콘업계의 요구는 이미 4~5차례 협상하는 과정에 충분히 알고 있다”며 “운임 인상도 예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자갈, 모래, 시멘트, 기름값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납품단가 인상 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즉, 운임 인상으로 레미콘 제조사들이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들이 인하돼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협상을 통해 최종 납품단가가 정해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레미콘업계와 건자회 간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건자회가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수요처이기 때문에 레미콘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갈 수 밖에 없어 레미콘업계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