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百, SK바이오랜드-현대HCN' 맞교환 가능성양 그룹 매각 주관사, 'CS'로 동일…'빅딜' 주선 촉각방송사업자간 결합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지역성 강화도 고려 지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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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SK바이오랜드와 현대HCN을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양 그룹간 매각 주관사가 같은 것으로 알려져 해당 업체들의 맞교환 '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HCN M&A 입찰 참가 기업 중 SK텔레콤을 제외한 원매자들이 사실상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계열사이자 케이블TV 업체인 현대HCN의 매각 주관사로 'CS(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현대HCN 예비입찰에 'SK텔레콤·LG유플러스·KT스카이라이프'가 참여했다. 이들은 현대HCN 재무구조와 경영실적 등 실사평가를 진행 중이며, 오는 15일까지 본입찰 참가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화장품 원료 회사인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홈쇼핑과 백화점 등 자사의 유통 채널을 기반 자체 화장품 사업을 강화키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바이오랜드의 최대주주는 SKC며, 현대백화점그룹은 SKC의 SK바이오랜드 지분 전량인 27.9%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C도 SK바이오랜드의 매각을 위해 '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 매매조건 등을 놓고 현대백화점그룹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매각 주관사인 'CS'를 교집합 삼아 SK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간 '빅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현대HCN을, 현대백화점그룹이 SK바이오랜드를 취하는 '맞교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물론 각 M&A 건 모두 별개 사안이지만, CS의 '빅딜' 주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내세워 티브로드를 합병할 당시에도 CS가 인수자문을 수행한 바 있어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HCN 입찰에 참여한 SK텔레콤 이외의 원매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번 인수전을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의 2파전 양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유플러스의 한해 영업이익이 약 7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지난해 8000억원을 들여 LG헬로비전 인수를 마친 LG유플러스가 인수전에 적극 나설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SK-현대'간 빅딜이 성사될 경우, KT스카이라이프의 타격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업계는 이번 M&A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원매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꼽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가입자와 영업이익 감소세 속 생존을 위한 독자적 행보며, KT의 도움없이 자체적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도 최근 내부 경영설명회를 열고 현대HCN에 대한 M&A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HCN의 인수가는 시장서 약 6000억원 내외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약 3500억원 정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모자란 부분은 부채를 써서라도 M&A를 완수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017년 436만 4021명 ▲2018년 427만 2666명 ▲2019년 418만 7717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 누적 가입자 역시 415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3.5만명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최근 몇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 633억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난해 말부터 이통사들에게 케이블 TV와의 M&A 기회가 돌아간 만큼, 방송사업자간 결합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후생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성방송과 케이블SO 결합을 통해 중저가 상품 중심의 시장을 구축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IPTV 서비스와의 차별성을 도모, 유료방송 시장 분화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유무선 결합을 통한 망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네트워크 고도화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방송의 공적 책무인 지역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MPP인 '스카이TV'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스튜디오앤뉴', 디스커버리 채널과 합작 회사인 '스튜디오 디스커버리' 등 콘텐츠 제작사 투자를 완료했다. SO 지역채널의 콘텐츠 품질을 제고하고, 제작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케이블 지역채널의 운영을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방송사업자간 결합시 가입자가 늘어 콘텐츠 협상력이 상승, 송출수수료 등 B2B 거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현대HCN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 콘텐츠를 스카이TV 5개 채널에 싣는 등 지역성을 강화하는 포트폴리오가 풍성해 질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