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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7개월차에 접어든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최근 잇단 사모펀드 사고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본시장의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공약 이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나재철 회장은 최근 사모펀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원사를 대표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나 회장은 "회원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투자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조만간 사모펀드와 관련해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업권 내 평가와 반성, 향후 각오 등 내용을 담아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과 자율 규제 강화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면서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부끄러운 일들이 연달아 발생해 송구스럽지만 산업의 발전과 국민 자산 증식 기반 마련을 동시에 이루어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 동안 협회는 자본시장의 신뢰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전문사모운용사 내부통제 역량 증진을 위한 멤버십 강화 방안 마련 ▲'고난도 금융상품 제조 및 판매에 관한 표준 영업행위 준칙' 제정 ▲'대체투자펀드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제정 등을 마쳤다.
나 회장은 최근 옵티머스펀드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사모펀드시장 건전화 방안 추진과 자본시장 신뢰회복을 협회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우선 멤버십 강화방안 후속조치로 전문사모운용사의 내부통제를 위한 매뉴얼과 체크리스트 등을 제작·배포해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 이행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취약점이 드러난 회사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지원한다. 전문사모운용사 전담중개기관(PBS)과 판매사 및 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 감시·견제 등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나 회장은 "사모펀드는 독창성과 자율성을 특장점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내부통제 강화방안이 합리적 수준으로 도입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협회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마련에도 힘쓸 계획이다. 현재 고난도 금융상품 영업행위 준칙 마련 후속 조치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으며, 고난도 금융상품 분류점검위도 설치해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정과 관련해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금융 당국에 전달하고 있다.
전 연령대 금융소비자 교육 확대도 추진한다. 협회는 DLF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교육협의회를 통해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 중에 있다. 나아가 취업·창업을 앞둔 청년층을 위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나 회장은 "업계도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스스로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면서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시장 건전화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협회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협회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 국회는 물론 업계와도 협력·지원할 방침이다.
나 회장은 "정부의 추진 방향은 내용면에서 혁신성과 추진 방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증권거래세의 완전폐지가 이뤄지지 않았고, 집합투자기구에 대한 기본 공제가 아직 적용되지 않은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보완돼야 한다. KOTC투자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 존속 논의도 추가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제21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금융투자 세제 개편을 비롯한 주요 과제 법안들이 하반기에 차질 없이 완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나 회장은 "사모펀드 체계 개편, 퇴직연금제도 혁신 등 20대 국회에서 미처 완료하지 못한 자본시장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목표로 하반기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만큼 개인 투자 수요를 펀드시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공모펀드 활성화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나 회장은 "'국민 자산증식'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는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정책지원 면에서도 소외된 부분이 존재한다"면서 "금융당국과 함께 해외주식 직구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과 자문·판매 채널의 기능 제고 방안 등을 연구 검토하고 있다.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마련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회장은 "경쟁력 높은 상품과 더불어 투자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재설계 방안 등을 세제 개편 작업과 연관지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