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6·17부동산대책'과 '7·10보완조치' 등 갖가지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규제에서 벗어난 지역과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주 새 0.06% 상승하며 지난달 둘째 주 이후 7주 연속 오름세다.
지난주(0.09%)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소폭 둔화됐으나 지난 10일 다주택자의 취득·보유·양도소득세 등 세 부담을 강화한 '7·10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영향은 미미하다.
감정원 관계자는 "갭투자 방지 전세대출 제한강화, 다주택자·단기거래 세제 강화 등으로 전체적으로 매수문의가 감소하며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전 지역에서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송파구(0.13→0.06%), 강남구(0.11→0.06%) 등 거래 과열 양상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도곡동, 송파구 신천동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관측되고 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35㎡의 경우 지난 5일 41억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9일 같은 평형이 37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만에 3억원 넘게 급등한 셈이다.
서초한양아파트를 재건축 해 2018년 8월에 입주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경우 전용 130㎡가 지난 2일 33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0.07%)·도봉(0.09%)·노원구(0.08%) 역시 상승세가 여전하다. 강북구 번동 '해모로' 전용 84㎡는 지난 1일 5억4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경기(0.23→0.19%) 아파트값도 상승률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하남시(0.49%)가 정주여건 양호한 미사·위례신도시 신축 위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광명시(0.43%)도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철산·하안동 위주로 상승폭이 큰 상황이다.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김포시(0.31%)는 상대적으로 가격대 낮은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구리시(0.30%)도 교통호재(별내선) 및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이번주주 0.14%로, 지난주와 같았다. 서울은 0.12%로, 전주(0.13%) 대비 상승률이 소폭 감소했으나 56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임대차 관련 법안 추진과 매매시장 불안 등에 따른 영향이 보이는 가운데, 주거·교육·교통환경이 양호하거나 정비사업 이주수요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