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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면에서 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체면을 구겼던 현대차가 최근 다시 질주하고 있다. 증권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분기 깜짝 실적과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 수혜주라는 명목이 더해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5.06% 오른 1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 들어 26.8%,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3월중순(6만5900원)보다 88.9% 급상승해 코로나 펜데믹 이전 수준 가까이 근접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최대 자동차제조사인 현대차의 주가는 암울했다. 코로나의 글로벌 확산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위축된 반면 언택트·바이오기업들은 각광받으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위였던 현대차는 시총 11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주가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23일 종가기준 시총 8위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52.3% 감소한 5903억원,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인 3192억원보다 84.9%나 높다. 매출액은 21조859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인 20조9479억원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현대차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정부는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를 보급하는 등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2022년까지 8조6000억원, 2025년까지 20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차세대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차례 회동하는 등 수소차·전기차 투트랙 전략을 통해 미래차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 방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추정 대비 높은 내수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하반기에 'GV70' 내수 출시와 'GV80' 북미 판매가 시작되며 글로벌 월 판매량 2만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수익 방어 능력 입증으로 하반기 실적 방향은 긍정적"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점진적인 가동률 회복과 판매 회복 과정이 이어질 것이고, 2021년은 기저효과로 양호한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특히 믹스개선과 인센티브 축소를 통해 수익 방어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물량회복이 이익의 빠른 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기차와 수소차에서도 패스트 팔로워 내지 리딩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12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16만원으로, DB금융투자는 12만원에서 17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실적보다 중요한 사실은 전동화·자율주행 등 자동차산업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SUV·럭셔리 신차로 기존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되고 확보한 풍부한 유동성은 전기차·수소차 등에 대한 투자에 공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평모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단연 돋보였다"라면서 "실적과 미래 모두 경쟁사들 대비 뒤질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