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외 다양한 변수 검토 위해 연기KT 렌탈사업 재매각 PMI 실패 및 위성방송 공공성 변수"코로나 불확실 상황 속 인수기업 리스크 관리 능력 중요"SKT, 하이닉스·티브로드 등 인수 성공 사례 긍정적
  • 현대HCN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M&A) 리스크(Risk) 관리에 탁월한 SK텔레콤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27일 현대HCN에 따르면 지난 23~24일 공시 예정이었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이번주로 늦췄다. 통상 본입찰 후 1주일 이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관례에 비춰봤을 때, 현대백화점그룹이 장고하는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HCN 본 입찰에는 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실질적인 후보군으로 SK텔레콤, KT로 좁혀지면서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업계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약 6000억원대의 인수가를 쓰면서 SK텔레콤을 제치고 현대HCN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점쳤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당초 제시했던 6500억원에 근접한 액수다.

    하지만 재무적 관점 외 현대HCN 직원들의 처우 및 인수 불발과 같은 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SK텔레콤이 우위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 기업의 PMI(Post Merge Integration) 역량, 직원 복지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직원 챙기기'와 '상생'을 특히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매장 직원들에게 일괄 100만원을 지급하며 직원 복지에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때문에 'M&A의 정석'으로 불리는 SK그룹의 기업문화와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의 경우 2012년 SK하이닉스, 2017년 ADT캡스, 2019년 T브로드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단기간 문화 융합과 실적 개선을 거둔 바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합병이 아닌 자회사로 현대 HCN을 편입, KT의 손자회사가 된다. 앞서 KT는 2010년 금호렌터카를 인수했지만, 불과 5년만에 롯데그룹에게 재매각하는 등 PMI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현대HCN 직원들도 SK텔레콤 조직으로 편입되길 희망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대HCN 한 직원은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을 통해 지난해 인수된 T브로드 직원들의 연봉, 복지 향상를 운운하며 인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수 불허 리스크 측면에서도 KT스카이라이프가 아닌 SK텔레콤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점유율 33.3%)가 폐지됐지만, 새로 구성된 21대 과방위 정책 방향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31.52%), SK브로드밴드 (24.17%),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순으로 집계된다. KT가 현대HCN(점유율 3.95%)을 인수시 점유율 35.47%로 유효경쟁성 여부, 위성방송의 공정성 등에서 제약이 걸릴 수 있다.

    인수과정이 길어질 경우 현대백화점그룹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HDC현대사업개발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아직까지 딜 클로징을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입찰가가 꼭 성공적인 M&A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여러 난관이 있는 KT보다 깔끔한 인수가 가능한 SK텔레콤으로 무게추가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