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강력한 리더십 필요"삼성전자, 1992년 64M D램 세계 최초 개발과감하고 빠른 투자 결정, 반도체 '초격차' 실현"강력한 리더십,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있어야"
  • ▲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삼성전자
    ▲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삼성전자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초격차를 이뤄낸 원동력으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과감한 투자 결정을 꼽았다. 

    또한 위기 상황일수록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오현 고문은 28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일(1992년8월1일) 2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 사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1992년 64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당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선두주자였던 일본을 넘어섰고, 이를 발판으로 1994년 256M D램, 1996년 1G D램을 개발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반도체 선도기업으로 도약했다.

    또한 1992년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이듬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하며 2020년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오현 고문은 "1992년 삼성전자는 D램 마켓셰어(시장점유율)에서 세계 1위가 됐다"며 "아마 1992년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삼성전자가) 1위가 된 뜻 깊은 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제가 일익을 담당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한 동력으로 과감하고 빠른 투자 결정을 꼽았다. 

    권 고문은 "이병철 회장님께서 (반도체 사업) 하겠다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님이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며 "1990년대 일본의 기술 수준이 높았는데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된 것은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은 100%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했고, 불황일 때 전문경영인이 투자하자는 말을 못했다"며 "그런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의 결단, 리더십이 필요한 것처럼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그런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권 고문은 이런 과거 경험에 비춰보더라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고문은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의 원활한 소통과 토의가 필요하다"며 "저도 전문경영인 출신이지만 굉장한 적자, 불황 상황에서 '몇조 투자하자'고 말하기 싶지 않은 만큼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중요한 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옛날의 연장선상에서 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과 목표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기준점을 세팅하려면 그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야지 지금까지 성공해 왔으니 그대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발전이 더디게 된 것은 트렌드 세팅을 해야 하는데 자꾸 트렌드를 쫓아가기만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시대는 굉장히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이럴 때는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에 접근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