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직급 간소화로 조직문화 혁신 추세… 효성도 2019년 결정코로나19로 불확실성 가중… 2분기 지주사 포함 사업회사 실적 부진4월부터 직급단계 축소 계획했으나 사업 안정화에 집중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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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올해 상반기 시행 예정이었던 직급 간소화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4월부터 직급단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외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조직문화에 변화를 주는 대신 사업 안정화에 더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3일 효성에 따르면 지난주 발표한 정기인사에서 현행 5단계로 인사를 발표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에게 이번 인사 관련 "3단계 축소가 아닌 현행 5단계로 발표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효성은 2019년 8월 인사제도 개편 임직원 설명회를 열고, 2020년 4월 1일부로 현행 5단계에서 3단계로의 직급단계 축소와 초임 인상을 같이 시행하는 것으로 안내한 바 있다.
직급단계 축소가 시행되면 직급은 현행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3단계(선임-책임-수석)로 간소화된다. 직원들의 호칭은 사원은 '선임'으로, 대리와 과장은 '책임', 차장과 부장은 '수석'으로 불리는 방안이 유력했다.
효성이 직급 간소화를 추진한 것은 주요 대기업들이 직급을 단순화하고 호칭을 바꾸는 등 조직문화 혁신활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조직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미 삼성, LG, SK, 롯데 등은 일반직의 직급을 단순화하고 임원 직급 구분을 없애는 등 인사제도 혁신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9월부터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며 매니저, 책임매니저로 호칭을 바꿨다.
이에 효성도 최종안을 놓고 시행 시기를 조율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효성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직급 변화에 일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인사팀도 지난해 말이나 늦어도 올해 초에는 직급체계를 변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외부 악재로 시행 시기가 계속 미뤄지다가 이번 인사를 통해 아예 시행 연기를 공식화한 것이다. 업황이 어려워지자 사내 조직문화를 손보는 대신 실적 개선 등 급한 불부터 끄자는 경영 방침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 관계자는 "올해부터 직급체계 축소를 시행하기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시행 시기가 계속 미뤄졌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 실적 악화가 현실화됐다. 지주사 효성은 올 2분기 매출 6598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9%, 영업이익은 83.3% 감소했다.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감소한 것이 해외 무역법인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탓이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효성중공업을 제외한 3개 사업회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효성첨단소재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타이어 수요 부진으로 전체의 약 70% 를 차지하는 베트남 공장의 판매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고, 효성티앤씨도 단기 수요 위축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의 주력인 섬유 사업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악화에 적자를 시현했다"면서 "스판덱스의 이익이 전분기 대비 88%나 감소했고,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