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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공매도 금지 효과에 대한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 랠리에도 증권가에서는 증시 안정화와 외국인 귀환 등 공매도의 순기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 3월15일부터 이뤄진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달 15일 해제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 매각한 후 포지션을 청산할 때 시장에서 주식을 사서 상환하는 시장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방법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급락장 당시 공매도가 패닉셀링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왔고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화 차원에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꺼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8개월간, 2011년 유럽재정위기 때 3개월간 시행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공매도 재개일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하락 국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는 코로나19 급락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견인에 힘입어 연고점을 돌파한 상태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공매도의 순기능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2400선에서 움직이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69배로 전 고점인 2007년의 12.95배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패닉셀링을 우려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오히려 밸류에이션 부담과 과열 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연장된다면 코스피의 랠리는 좀 더 지속될 수 있겠지만 패닉바잉이 끝날 때의 후유증도 그만큼 깊어질 수 있다"며 "과도하게 올라간 주가의 제자리를 잡아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귀환도 막힐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면 단기적으론 투자 심리 안정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헤지수단과 롱숏·헤지펀드 전략 부재로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을 꺼릴 수 있다. 또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산정 기준 중 운용체제의 효율성 부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점 등 길게 보면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은 차익매물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전체적인 수급 환경에 변화를 줄 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시차는 존재하지만 외국인 현물 투자자들의 순매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한 흐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라는 헤지수단을 바탕으로 현물 시장에서 순매수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9년 5월, 2011년 11월 당시에도 외국인 순매수는 시차를 두고 강하게 유입된 바 있다.
한국보다 공매도를 먼저 재개한 대만은 6월초부터 국내 증시와 달리 외국인 대량 순매수가 유입됐다. 대만가권지수도 공매도 금지 여부와 무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연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시가총액에 따라 공매도에 차등을 두거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제도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아시아 일부 이머징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종료했음에도 한국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을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