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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국내총생산(GDP) 기준 마이너스(-)1.9%로 내다봤다. 지난 6월(-2.1%)보다 0.2%포인트(p) 높여 잡았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가 앞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0%대 초반으로 전망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재확산하며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등 경제 개선의 모멘텀(추진력)이 한풀 꺾였다는 진단이다.
IMF는 13일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10월 2차례 각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7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위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올해는 지난 6월 수정보고서가 나왔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로 내다봤다. 지난 6월(-5.2%·기존 전망치 -4.9% 재조정)보다 0.8%p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미국·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의 2분기 GDP 실적이 개선된 점을 반영했다. 주요 선진국의 전망치는 -5.8%로, 앞선 6월(-8.1%)보다 2.3%p 올렸다. 특히 미국의 상승 폭이 컸다. -4.3%로 역성장을 면하진 못했으나 지난 6월(-8.0%)보다 3.7% 오르며 감소 폭이 둔화했다. 프랑스(-9.8%)와 이탈리아(-10.6%) 등 유로존도 기존(-10.2%)보다 1.9%p 상승한 -8.3%로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6일 "2·3분기 상황이 애초 예상보다 약간 더 좋았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해 전망치 상향을 시사했다.
그러나 신흥개발국은 -3.3%로 6월(-3.1%)보다 전망치가 0.2%p 더 낮아졌다. 중국 경제가 1.9% 플러스(+) 성장하며 6월 전망(1.0%)보다 0.9% 더 개선될 거라는 기대에도 인도의 성장률 급락이 예상되면서 세계 경제 회복 전망의 발목을 잡았다. 인도는 올해 -10.3% 역성장이 예상됐다. 6월 전망치(-4.5%)보다 5.8%p 더 떨어졌다.
IMF는 3분기에도 세계 경제가 부분적으로 강한 회복세를 띠겠으나 4분기 회복 모멘텀은 약화할 거로 판단했다. IMF는 7·8월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경우 미국·유로존·중국·브라질 등은 확장하겠으나 한국·일본·인도 등은 위축된다고 부연했다. PMI는 설문을 통해 업계 구매 관계자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구매 담당자는 경기가 좋아질 거로 예상하면 구매량을 늘리고, 그 반대라면 구매량을 줄이거나 동결한다. -
우리나라는 올해 -1.9% 역성장할 거로 전망됐다. 6월(-2.1%)보다 0.2%p 올랐다. IMF는 올해 1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가 4월에 -1.2%로 하향 조정했고, 6월에 -2.1%로 다시 0.9%p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OECD 등이 내놓은 전망치와 거리가 있다. OECD는 지난달 16일 주요 20개국(G20)만을 대상으로 본 '9월 중간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전망치를 -1.0%로 재조정했다. 가장 최근인 8월 '2020 한국 경제보고서'에서 내놓았던 -0.8%와 비교하면 0.2%p 낮아졌지만, 앞선 6월 수정보고서(-1.2%)를 기준으로 하면 0.2%p 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을 유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1.1%로 조정했다. 지난 2월에는 2.3%였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발표한 '아시아 역내 경제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ADB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2.3%로 예상했다가 지난 4월 1.3%, 6월 -1.0%로 연거푸 내렸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9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1.1%로 수정했다. 이 때문에 IMF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0%대 초·중반까지 대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0.2%p 상승에 그쳤다.
기재부는 "주요 교역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출 수요 회복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힘입어 성장 전망이 상향됐다"며 "다만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말미암은 내수·서비스 부문 회복 지연으로 상향조종 폭이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IMF가 분류한 선진국(39개국) 중 대만(0.0%)·리투아니아(-1.8%)에 이어 3번째, OECD 회원국(37개국) 중에선 리투아니아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는 세계 경제가 2분기 예상보다 개선됐지만, 한국은 대외 수요 약화에 따른 수출부문 타격으로 2분기 GDP가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언급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등이 전체 수출을 떠받쳤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글로벌 교역 위축의 영향이 불가피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IMF는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5.2% 성장할 거로 분석했다. 6월(5.4%)보다 0.2%p 내렸다. 올해 전망치 상향에 따른 기저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의 영향을 반영했다. IMF는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견해다. 신속한 경제 정상화와 추가 재정 확대, 백신 개발 등은 상방위험, 코로나19 재확산과 성급한 정책지원 철회, 기업 유동성 부족,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은 하방위험으로 봤다. IMF는 상·하방위험 중 어느 쪽이 우세한지 평가하기 어렵지만, 상당한 하방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선진국은 내년 2.9% 성장할 거로 진단했다. 6월(3.0%)보다 0.1%p 내렸다. 반면 신흥개도국은 6.0%로 6월(5.8%)보다 0.2%p 올렸다. 중국 8.2%, 인도 8.8% 등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2.9% 성장을 점쳤다. 6월(3.0%)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IMF는 단기적으로는 보건지출 재원을 확보하고 경제적 피해를 완화하는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적으로 충분한 백신이 생산·보급될 수 있게 임상시험 중인 백신을 사전구매하는 등 다자협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건 수요 증가에 따른 재정 지출과 관련해선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수단으로 부유층에 대한 소득·재산세 등 누진세율 인상,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공조 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