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 투입아시아나 관리 부담 떨치고…항공업 구조조정 산업은행 "여러 옵션 검토중, 확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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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협상이 틀어지자 즉시 플랜B 협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두 달 여간 해당 시나리오를 정부부처와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빠르면 내주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게 된다.애초 산은은 아시아나의 매각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왔다. 현산과 딜이 틀어지자 기업 정상화를 거쳐 '제 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무엇보다 대형 항공사를 살 만한 기업을 찾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매각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항공산업의 끝모를 불황 때문이다.아시아나에 총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했으나 정상화까진 갈 길이 멀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아시아나 정상화가 길어질 기미를 보이자 산업 구조조정 차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항공사를 운영 중이고, 3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대한항공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이다.거래 방식은 간단하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에 산업은행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과거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던 과정과 비슷하다.이 경우, 산은이 한진칼 3대 주주가 되는 가운데 증자대금을 받는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을 더는 구조가 된다.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넣어야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관리에 대한 부담은 떨칠 수 있다. 또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접근하면 '생사'의 기로에 선 아시아나는 생존의 기회를 얻게되는 셈이다. 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도 지지부진한 항공업의 재편으로 연결될 수 있다.금융권에서는 산은의 추가금이 의외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한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올해 현산에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서 아시아나에 정부 지원 등을 포함한 여러 혜택을 제안하지 않았느냐"면서 "업황의 어려움, 아시아나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할인된 가격에 지분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만약 딜이 성사되면 매출 15조 규모의 세계 10위권 글로벌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현재 각각 173대, 86대의 기체를 보유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여러가지 옵션으로 검토중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