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등급 대출 비중 87%…4~6등급 13% 불과출범 후 고신용 대출 꾸준…은행 도입 취지 반대인터넷은행 불러 모은 당국, 중신용자 외면 지적
  • 카카오뱅크가 출범이래 고신용자에게만 대출을 실행하고 살림살이가 팍팍한 중신용자는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게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건수 중 1~4등급 비중은 93.6%에 달했다.

    연도별 1~4등급 비중을 보면 ▲2017년 87.9% ▲2018년 89.2% ▲2019년 92.8%로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이 매해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중·저신용자 대출은 쪼그라들었다. 4~6등급 비중은 2017년 10.3%에서 올해 6월 5.5%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7등급 이하도 1.8%에서 0.9%로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포트폴리오는 신용대출에 쏠려있다. 8월 기준 총여신 잔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이 중 신용대출이 80.3%를 차지한다. 신용대출 규모는 1년 전보다 30% 성장했다. 

    최근 전체 은행권 신용대출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편리성을 내세운 카카오뱅크로 대출 수요가 더욱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리스크가 적은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하며 중신용자는 외면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 영업이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거세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출범 당시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의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시중은행이 중신용자를 외면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자들을 위한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을 불러 4등급 이하 여신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중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4~6등급 중신용자에게 한 자릿수 금리를 지원하는 게 중금리대출이다. 카카오뱅크의 1~4등급 대출 비중(93.6%)에서 4등급을 빼더라도 1~3등급은 87%에 달한다.

    반면 4~6등급 대출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대출이 실행된 건수로 봐도 1~3등급은 120만252건이었으나 4~6등급은 16만5379건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에 따른 설립 및 운영 취지에 걸맞게 중금리대출 비율을 일정 부분 규정하는 등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 의원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시중은행과 영업 행태가 다르지 않다면 특혜를 줄 이유가 없는 만큼 중금리 비율을 강제하거나 일반은행으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