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 금융맨…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시 동기 은행연합회,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 등 22개 은행의 이익단체이사회 만장일치 의결, 27일 사원총회서 공식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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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14대) 은행연합회장에 김광수(64세)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다.
당초 관료 출신이 잇따라 언급되며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이 일자 은행장 출신 후보군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당국의 입김을 막아줄 수 있는 관(官)출신으로 결정됐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3일 오후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을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 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한 친정부 인사로 통한다.
2018년부터는 NH농협금융 회장을 맡으면서 금융사 경력도 갖고 있다. 지난 4월 10일 농협금융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이 확정돼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27회 동기이기도 하다.
은행연합회 측은 “김광수 후보자는 오랜 경륜과 은행산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7명을 확정했다.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국회의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 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등 22개 은행의 이익단체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대(對)정부 로비나 금융당국과의 이해관계 조정 역할과 함께 은행권 임금단체협상 권한을 갖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게 산적한 현안은 차고 넘친다.
2022년 리보(Libor·런던 은행간 금리) 산출 중단을 대비한 은행권 대응방안 마련을 비롯해 사모펀드 사태 수습과 은행권 개선안 마련, 빅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금융권과 공정경쟁 환경 조성,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원활한 금융지원 등이다. 이밖에도 은행권의 효과적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민간 금융외교 역할, 그린뉴딜 등 한국판뉴딜 정책 과제 달성을 위한 정부와 은행간 교두보 역할도 해야 한다.
현재 은행연합회를 이끄는 김태영 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사원총회를 통해 김 후보자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